한국-화장품 중국-수납함 인도-스피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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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제끄 산소마스크(사진 가장 위)클렌저 : 물 없이 화장을 닦아내고, 각질·모공 관리도 해주는 거품 나는 클렌저. 락앤락 수납정리함(사진 가운데) : 5초 안에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수납함. 투명창으로 쉽게 내용물 확인이 가능. 필립스 홈시어터 스피커(사진 가장 아래) : 사방에서 울리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순간 최대 출력 2500W로 구현.


국내 홈쇼핑 업계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물론 태국과 인도·베트남까지 진출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중기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까지 6개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싸워야 하는 만큼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오쇼핑이다. 올 한 해 해외에서만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CJ오쇼핑의 빅3 시장인 한국·중국·인도에서 잘 팔리는 홈쇼핑 상품을 분석해 보면 나라 간 차이가 뚜렷하다. 각국 소비자의 특성과 소비 습관이 그대로 반영된다.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제조·유통업체들이 관심 있게 볼 만한 대목이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 1~5위까지의 상품 대부분은 10만원 안팎의 제품이다. 상대적으로 중가 상품이 인기인 건 홈쇼핑이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란 얘기다. 실제로 전국 1900만 TV 시청 가구 중 케이블TV 가입 가구는 1500만에 달한다. 주 고객층은 대도시 거주 30~40대 주부다. 가격에 민감한 주부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중저가 상품이 더 강세다. 묶음으로 판매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것도 주부들의 구매 특징을 반영한 전략이다. 1~5위 제품 중 3개가 화장품·염색제 등 뷰티 관련인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생얼(민낯) 열풍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에서 많이 팔린 제품 1위와 3, 4위는 생활·주방용품이다. CJ오쇼핑이 상하이미디어와 합작해 만든 동방CJ는 상하이 지역에만 방송된다. 이 지역은 고소득 지역으로 여성들이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실용적인 주방·생활용품이 인기를 끈 건 그래서다. 중국 전역에 퍼진 ‘식품 공포’ 역시 주방·생활용품 매출을 끌어올렸다. 동방CJ 유재승 부장은 “중국에서 식품 파동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제품이 주로 락앤락·코렌 같은 한국 브랜드란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인도에선 고가 제품, 특히 글로벌 정보기술(IT) 유명 브랜드의 신제품이 잘 팔린다. 1위를 차지한 필립스 홈시어터 스피커는 20만원이 넘고, 5위 삼성 노트북 컴퓨터는 70만원이 넘는 고가다. 나머지 3개 제품도 10만~30만원대 가전·IT제품이었다. 인도의 홈쇼핑 시청자가 그만큼 구매력이 있는 상류층이란 얘기다. 실제로 인도 전체 가구 중 상위 15%만이 홈쇼핑을 본다. CJ오쇼핑이 인도 스타TV와 합작해 만든 스타CJ의 시청자 역시 뭄바이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상류층이다. 스타CJ 곽상원 부장은 “한국에서 고급 제품을 설명할 때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이라고 하듯 인도에선 ‘홈쇼핑에서 파는 물건’이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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