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90도 허리 굽혀 사과한 오세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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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수해와 관련한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개를 숙였다. 두 차례에 걸쳐 절을 하듯이 허리와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4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7·27 수해 관련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면서다. 그는 “시민 여러분에게 닥칠 고통과 불편, 불안을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민의 원망과 질타의 목소리도 모두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인재냐 천재냐의 원인을 묻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이전에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시장으로서 시민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폭우를 계기로 기후환경 변화를 분명한 현실로 인정하고 기존의 도시방재 패러다임을 이상기후 체제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맞춰 서울시는 지하 물길인 하수관거의 시간당 처리 용량(기존 75㎜)을 100㎜로 늘리기로 했다. 또 상습침수지역과 산사태위험지역 등에는 매년 5000억원씩 10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 모든 수방사업은 6~7월 우기 전까지 완공(패스트 트랙 방식)한다는 계획이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번 계획은 공사기간만 10년 이상 걸리고 관련 예산도 17조원이 넘지만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고 재정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로 17명이 숨진 우면산 등 피해지역에는 올해 하반기에만 복구 비용으로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1500억원이 집중 투입된다. 푸른도시국, 도시안전국 등으로 흩어져 있는 재난 관련 부서와 재난대응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별도 부서로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택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저지대는 대지를 높이고 침수방지 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반지하주택의 건축허가도 억제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안전이 도시의 기본이라는 정책기조 아래 시민안전 확보에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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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시 시장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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