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폴크스바겐, M&A후 차별화 명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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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동차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폴크스바겐이 일본, 스웨덴 업체와의 합병을 계기로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7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해 일본의 소형차 전문업체인 미쓰비시 자동차의 지분 35%를 인수한다고 발표, 앞으로 중형차생산 이외에도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비가 높으면서도 공해물질 배출이적은 소형차 생산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도 27일 16억달러를 투자해 스웨덴의 대형차 생산업체인 스카니아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혀 소형차 생산업체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형 화물트럭 생산에도 진출하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두 거대 자동차업체의 경쟁적 합병 결정은 최근 붐을 이루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합병 추세에 따른 것으로 새로운 생산라인을 확보해 다양한 자동차 수요에 부응함으로써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합병을 통해 미쓰비시는 자금난에서 벗어나 거액의 부채를 해소할 수있게 됐고, 스카니아도 폴크스바겐의 마케팅과 물품구매 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게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위르겐 슈렘프 회장은 이날 합병을 발표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이미 확보한 위상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추진해온 일을 이제야 성사시키게 됐다"고 소형차 시장 진출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PSA 푸조 시트로엥 등 다른 업체들과의 합병은 더 이상 필요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미쓰비시와의 합병에 상관없이 PSA와의 우호적인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미쓰비시와 합병을 통해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아시아와 남미의 소형 자동차 시장에 진출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만아니라 고연비.청정엔진 자동차를 생산함으로써 엄격한 유럽연합(EU) 연비.환경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도이체 방크의 자동차 분석가 마크 리틀은 "조만간 모든 자동차업체들은 고연비, 청정엔진 자동차를 생산해야 할 것"이라면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미쓰비시의 기술을 이용해 이 분야에서 수익을 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합병 발표 직후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양사의 주가는 즉각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편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합병 발표 직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채권등급을 장기 A1, 단기 프라임1으로 상향 조정했고, 미쓰비시 자동차의 채권등급도 장기 Ba1으로 평가했다.

(프랑크푸르트.도쿄 AP.AFP.교도=연합뉴스) karlle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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