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은 100% 국산, 추어탕은 75% 중국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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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삼계탕은 국산, 추어탕은 중국산.

 여름철 대표 보양식에 대한 서울시의 원산지 조사 결과다. 삼계탕용으로 쓰이는 닭은 외국에선 거의 기르지 않고, 국내 미꾸라지 생산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삼계탕을 파는 음식점 51곳에 대한 조사에서 모든 식당이 국내산 닭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부재료인 인삼과 밤도 모두 국내산이었다.

 반면 추어탕 음식점 40곳에 대한 조사에선 10곳(25%)만 국내산 미꾸라지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6월 22일부터 7월 1일까지 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산 미꾸라지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식당은 적발되지 않았다.

 콩국수집 29곳에 대한 조사에선 20곳(69%)만 국산 콩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신탕집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

 삼계탕용 닭이 100% 국산인 것은 삼계탕용 닭이 일반 닭과 다르기 때문이다. 닭은 크게 산란용과 육계용으로 나뉜다. 삼계탕용은 이 둘의 중간쯤 되는 종류고, 20~25일 키운 뒤 영계 상태에서 식재료로 쓰인다. 해외에선 이런 식으로 닭을 키우는 곳이 거의 없다. 특히 중국은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국가여서 한국으로 닭을 수출할 수 없다.

 반면 미꾸라지는 지난해 9515t이 소비됐는데 국산은 7%(700t)에 불과했다. 국산을 쓰고 싶어도 절대적으로 양이 부족한 셈이다. 국산 가운데 일부는 중국산 치어를 들여와 국내에서 3개월 이상 키운 것이다. 미꾸라지 양식은 논을 개조해 하는데 규모가 작아 대량 생산을 하는 중국산을 가격 면에서 이기기 어렵다. 중국산은 국산에 비해 40% 정도 싸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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