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를 2230가구 고급 아파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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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2대 4대 4(전용면적 60㎡ 이하 20%, 60∼85㎡ 40%, 85㎡ 이상 40% 등 비율에 맞춰 주택을 재건축하는 방식)로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총 2230가구를 건립할 수 있습니다.

그리되면 전체 가구수 가운데 740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빠집니다.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가 3.3㎡당 32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조합원들이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30평형대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게 됩니다."

언뜻 재건축 전문가의 분석 같지만, 이는 최근 새로 선출된 김병대(사진ㆍ61)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추진위원장의 재건축 시뮬레이션 결과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60년대 말 육군 공병대 대장을 시작으로 42년간 건설인의 외길을 걸어온 건축 전문가다. 건설안전, 건축기사 등 보유하고 있는 건설 관련 자격증만 해도 6개에 이르고, 몇해 전에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에서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3대 건축설계회사에 꼽히는 삼우종합건축사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재건축 비리 근절하고 투명하게 진행

김 위원장은 "건설인의 길을 오랫동안 걷다 보니 현재의 재건축 방식에 문제가 많고 그로 인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명품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새 집행부를 구성하게 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주공 AID)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재건축 이후 반포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서쪽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지난 1973년 지어졌으며, 전 세대가 72㎡ 단일 주택형으로 구성돼 있는 149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지난 2003년 3월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같은 해 9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김 위원장이 새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되기 이전까지 조합원 간 이견 등으로 인해 1년간 추진위원장직이 빈자리로 남아있었다. 또 상가 입주자와의 갈등도 사업이 장기 표류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올해 말까지 조합설립인가, 2013년 착공 목표

김 위원장은 "상가 입주자와의 갈등은 대부분 해결된 상태로 올해 말까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울지역에선 얼마 남지 않은 노른자위로 꼽힌다. 건축 전문가인 만큼 개발 계획도 남다른 것 같다.

"집은 단순히 거주하는 곳이 아니다. 진정한 명품아파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공용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여름에는 물놀이를, 겨울에는 눈썰매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건축 전문가로서 가장 쾌적한 단지를 만들기 위해선 9900㎡당 1개동씩만 지으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되면 반포 자이나 래미안을 뛰어넘는 명품 단지로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추가 부담금을 들이지 않고도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우리 아파트 부지는 총 14만4200㎡다.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은 3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그리되면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총 연면적은 26만7993㎡다.

2대 4대 4로 재건축한다면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2대 4대 4 방식에 따라 재건축 한다면 현재 1490가구는 공급면적 기준으로 82㎡ 447가구, 112㎡ 930가구, 145㎡ 560가구, 165㎡ 164가구, 198㎡ 이상 129가구 등 총 2230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건립비용은 65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된다. 112㎡ 293가구와 82㎡ 447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빠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3.3㎡당 3200만원에 분양한다면 건축비나 부대비용을 어느정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무상으로 30평형대 주택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상가 개발 독립채산제로 진행

-상가 소유자들과의 갈등, 아파트 공동지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상가의 일부 대지가 단지내 도로로 편입돼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많이 겪어왔다. 하지만 독립채산제로 개발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 상가 소유자들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타협점을 많이 찾은 상태다.

아파트 공동지분 가운데 일부(8745㎡)가 타인 소유로 돼 있거나 타단지의 운동시설 부지로 빠져있는 상태다. 하지만 무상양도이든, 교환이든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 또한 거의 해결된 상태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현재의 시공사는 주민총회에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1995년 당시의 추진위원장이 주민들의 동의 없이 해당 기업들과 가계약을 했던 것인 만큼 무효다. 때문에 앞으로 시공사 선정은 조합원들의 뜻대로 정할 계획이다.

시공사 이 외에도 설계 및 정비업체 등도 가계약된 것이 있는데 서초구청과 서울시로부터 조합원 동의가 없는 가계약은 무효라는 답변을 들었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브랜드로 재건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포부는."전임 추진위원장 및 집행부가 가계약 상태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으로 부터 빌려다 쓴 자금이 현재 7억원 가량이다. 조합원 동의 없이 사용한 자금까지 합하면 총 부채가 18억원에 이른다.

이런 저런 자금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조합원의 화합을 이끌어야 한다. 또 2013년 12월 착공을 위해서는 당장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고급 아파트 건설로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근심하고 조합원들 보다 나중에 즐기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투명하고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김병대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총회에서 제시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재건축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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