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수미·사토 시노부·황잉, 아시아 소프라노 '삼각화음'

중앙일보

입력

한국.중국.일본의 내로라 하는 소프라노 3명이 한 무대에 섰다. 이들 여성성악가가 한 자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 오후 7시 도쿄(東京) 산토리홀에서 열린 '아시아의 디바 3인' 공연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曺秀美. 한국). 사토 시노부 (佐藤しのぶ. 일본). 황잉 (黃英. 중국) 은 오토모 나오토 지휘의 도쿄심포니 반주로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을 불러 2천6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샴페인 회사 '뵈브 클로쿼' 가 일본 시장 진출 10주년 기념으로 전석 초대로 마련한 것. '기업과 문화의 만남' 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간무리(冠) 콘서트다.

조수미는 화려한 기교의 콜로라투라보다 '라트라비아타' '로미오와 줄리엣' 등 리릭 소프라노 레퍼토리로 꾸몄다.

'리골레토' 중 '그리운 이름이여' ,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 속에서 살고 싶어라' ,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 , 벨리니의 '청교도' 중 '그대의 달콤한 목소리' , 일본의 전통 가부키를 바탕으로 한 시게아키 사에구사의 창작 오페라 '주신구라(忠臣藏.1998년) ' 중 아리아를 독창으로 불러 눈길을 모았다.

작곡가 겸 지휘자인 시게아키는 일본에서 청소년음악회의 해설.지휘를 맡아 최고 인기. 이번 공연에도 그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사토 시노부는 구니다치(國立) 음대를 졸업한 일본 최고의 리릭 스핀토 소프라노. 97년 도쿄 신국립극장 개관기념 초연 오페라인 단이쿠마의 '다케루' 에서 주역을 맡았고 98년 11월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 '나비부인' 의 주인공 조초역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황잉은 상하이 음악원 출신으로 92년 파리국제성악콩쿠르 우승 이후 95년 프랑스 영화감독 프레데릭 미테랑이 만든 '나비부인' 에서 주역으로 선발된 중국의 리릭 소프라노. 94년 상하이 심포니와 함께 북한을 방문, 김일성 앞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96년 쾰른 오페라단에서 '팔스타프' 로 데뷔했고 도쿄 공연은 이번이 두번째.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가 메들리로 엮었던 '3테너' 공연과 달리 이번 무대는 3명의 소프라노가 번갈아 나와 한 곡씩을 불렀다.

열띈 커튼콜 끝에 각각 한곡씩 앵콜 송을 부른 세사람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를 3중창으로 불러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조수미씨는 "3소프라노 공연이 사회봉사활동으로 기획된다면 계속 적극 참여할 의향이 있다" 고 밝혔다.

산토리홀은 산토리사가 위스키 생산 60주년과 맥주 판매 20주년을 기념해 1986년 10월 도쿄 최초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로 개관한 것. 세계 최고수준의 음향으로 로비에는 독일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 홀에 대해 '소리의 보석함' 이라고 극찬한 자필이 새겨진 동판이 걸려 있다.

세사람의 합동 공연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조수미와 사토는 지난 96년 5월 후쿠오카(福岡) 시호크스호텔 개관공연에 이어 10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02 월드컵 유치기념 국민축제' 이후 세번째다. '3소프라노' 공연은 11월 상하이에 이어 내년초 서울 공연을 추진 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