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탄환 · 미녀새 · 황색특급 … ‘2011 달구벌 영웅’ 그들이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몸짓은 처절하다. 그러나 아름답다. 생존을 위해 달린 원시의 본능. DNA에 오롯이 새겨진 그 강한 유전자가 인류를 번영시켰다. 그러기에 그들은 요구한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힘차게. 그리고 열광한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온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날랜 이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8월 27일부터 아흐레 동안 세계의 눈은 대구를 향할 것이다. 잔치는 별들이 장식한다. 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 ‘황색 탄환’ 류샹(28·중국), 그리고 장애를 딛고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쓴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 등이 대구스타디움의 스타팅 라인에 선다.

 볼트는 이번 대회의 특급 주연이다. 그의 질주를 직접 보는 사람은 행운아다. 직접 봐야만 축지법을 쓰듯 대기를 뚫고 나가는 볼트의 비현실성을 체험하리라. 고맙게도 볼트의 쇼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100m를 시작으로 200m와 400m 계주에서 3관왕을 노린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나라별 메달 집계가 중요한 올림픽과 달리 세계선수권은 육상의 대축제다. 기록의 산실이다. 볼트가 인간의 한계라는 100m 9초6의 벽을 깬 곳이 2009년 베를린 대회였다. 남자 400m의 전설 마이클 존슨의 세계기록 43초18은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수립됐다.

 1m93㎝의 키에 가냘픈 몸매, 여자 높이뛰기의 블랑카 블라시치(27·크로아티아)는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그가 그릴 우아한 점프 곡선의 정점에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8년 서울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의 초석을 놓았다. 2002년 한반도의 붉은 물결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 스포츠의 중심에 선다.

 ‘Sprint together for tomorrow’. 미래를 향해 함께 달리자는 슬로건처럼 한국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화합과 미래를 지향한다. 여름·겨울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한국의 잔치이기도 하다.

 세계가 대구로 온다. 잔치는 시작됐다.

장치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