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시즌 열자마자 왼발로 신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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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셀틱 기성용(가운데)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 1호 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에든버러 로이터=뉴시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에서 뛰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2)이 2011~2012 시즌 개막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24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이스터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이버니언과의 원정 개막경기에서 시즌 1호 골을 성공시켰다.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앤서니 스톡스의 패스를 받아 아크 왼쪽에서 지체 없이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다. 이 공은 낮게 깔리면서 수비수 세 명과 그레이엄 스택 골키퍼를 지나 오른쪽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기성용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뒤 유니폼에 달린 엠블럼에 키스를 하는 골뒤풀이를 펼쳤다. 또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셀틱의 원정 팬들은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강한 몸싸움으로 수비에 기여했고 공격에서는 상대 진영 구석구석을 찌르는 패스로 하이버니안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셀틱은 기성용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첫 승을 챙기고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스코틀랜드 진출 이후 10번째 공격포인트였다. 기성용은 2009~2010 시즌 도중 K-리그 FC 서울을 떠나 셀틱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거친 리그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0~2011 시즌 초반도 별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기회를 잡았다. 라이벌 스콧 브라운이 발등뼈를 다쳐 두 달간 전력에서 이탈한 틈을 타 단숨에 주전 자리에 올랐다. 공격 욕심을 버리고 수비에 치중한 게 닐 레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팀의 승리를 도우며 4골 5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라이벌 레인저스에 승점 1점 차이로 리그 우승을 내주며 울분을 삼켰다.

 이번 시즌은 기성용이 진정한 주전으로 시작하는 첫 시즌이다. 또 우승을 위한 핵심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팀 내 유니폼 모델로도 우뚝 섰다. 영국의 베팅업체 ‘프리베팅닷컴’은 지난 19일 셀틱을 1위로 꼽으며 “기성용이 셀틱 우승의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문성 SBS ESPN 해설위원은 “기성용은 최근 대표팀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임무를 100% 해내고 있다”며 “이번 시즌은 기성용이 중심이 돼 팀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틱은 다음달 7일 에버딘과 2라운드 경기를 한다.

기성용의 팀 동료 차두리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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