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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금 10억원 체납 … 두 배 더 일해 모두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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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주도에서 세탁업체 한라산업을 경영하는 김창기(54·사진) 대표는 한때 세금을 10억원이나 체납한 신세였다. 1990년대 후반 세탁업을 시작해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공장을 대규모로 증설한 이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사채도 끌어다 썼지만 빚은 순식간에 20억원으로 불어났다. 김 대표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오기로 남들보다 두 배 더 일했다. 다행히 외환위기 이후 관광객이 늘면서 일감도 덩달아 많아졌다. 김 대표는 최근 빚과 체납 세금을 모두 정리했다. 국세청 문희철 납세자보호담당관은 “통상 수억원대의 세금이 체납되면 사업을 포기하고 세금을 회피하는 사람이 많다”며 “김 대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세금 징수 유예를 신청하고 주기적으로 분할 납부하는 방법으로 납세의무를 다했다”고 소개했다.

 재기에 성공한 김 대표는 요즘 봉사활동에도 열성적이다. 2001년부터는 장애인과 노인을 고용하고 있다. 전체 직원 70명 가운데 52명이 장애인이다. 출퇴근이 어려운 장애인 직원을 위해 김 대표는 직접 차량을 운전한다.

 국세청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자로 김 대표 등 33명을 선정하고 22일 본청 대강당에서 시상식을 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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