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통합 움직임 재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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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과 파리, 암스테르담 등 유럽 3개 증시의 통합 추진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유럽 증시통합 움직임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통합 추진을 선언한 유럽 8개국 증시 중 3개 증시가 1차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전체 통합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데다 3국이 지리적 인접성 및 상호 보완적 시장 특성으로 통합의 기대 효과가 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리는 선물이나 옵션 거래 등 파생금융 상품에 약점이 있는 반면 암스테르담은이 부문이 강하나 몇몇 대형 우량주에 의존하는 단점이 있다.

브뤼셀은 시장이 작고 전 세계 증시가 첨단 기술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도 뚜렷한 종목이 없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세계 증시 개편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획기적 대책의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

3국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파리 1조4천240억유로, 암스테르담 6천300억유로,브뤼셀 1천620억유로로 차이가 나나 모두 금융 시장의 글로벌화 경향에 따라 경쟁력유지를 위해 시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안고 있다.

이들은 밴쿠버와 터론토, 몬트리올 등 3개 증시의 특화 체제를 발전시킨 캐나다를 모델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통합 후 시장 규모면에서 전체의 67%를 차지하는 파리가 대형 우량주, 27%인 암스테르담이 파생상품, 7%인 브뤼셀이 중소형주 거래를 전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합은 시장의 유동성을 늘리고 거래를 자극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벨기에 일간 라 리브르 벨지크는 특히 파리 증시가 가장 큰 혜택을 볼것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반면 로열 더치나 필립스 등 굵직한 종목을 파리 증시로 넘겨야 하는 암스테르담은 통합에 다른 반사 이익이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지적됐다.

브뤼셀 증시도 6-10개 정도의 대형주 종목을 파리에 넘겨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주식 유동성을 늘리고 성장성이 큰 중소형주 거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어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증시 통합은 개장 시간의 일치, 증시 운영 및 거래, 감독 체계의 조화 등 기술적인 사안과 이해 관계 조정이 맞물려 있는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실현될 경우 3국증시의 시가 총액 규모는 2조2천160억유로로 크게 늘어난다.

프랑크푸르트(1조4천420억유로)를 크게 앞질러 유럽 최대 증시인 런던(2조8천100억유로)에 버금가는 시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프랑크푸르트는 물론 다른 증시들을 자극해 8개국 증시 통합 움직임도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증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종원특파원 maroonj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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