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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지도 들고 떠나는 여행 ① 전남 신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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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짠 맛이 몸에 안 좋다는 편견에 가려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게 바로 ‘소금’이다. 하지만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기본, 세탁부터 청소까지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한다. 알아두면 짭짤한 소금 활용법을 알아봤다.

주방에서=선조가 세자책봉을 앞두고 왕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물었다. 다른 왕자들은 고기·꿀·떡처럼 귀한 음식을 답한 반면 광해군은 ‘소금’을 꼽았다. “모든 음식은 소금이 들어가야 맛이 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광해군의 말처럼 소금은 음식 맛을 좌우하는 기본이다. 식재료를 소금물에 절이면 부패와 재료의 산화를 막는다. 재료에 따라 양은 다르지만 살짝 절일 때는 2~3%, 오래 두고 먹을 것은 10~25%, 김치를 담그려 배추를 절일 때는 5%가 적당하다.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굽기 직전에 소금을 뿌리면 고기 맛이 더욱 좋아지고 생선살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소금이 고기 표면의 단백질이 응고되도록 도와 맛 성분이 밖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막기 때문. 녹차·레몬·허브·다시마·표고버섯등을 곱게 갈아 소금과 섞어 고기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더하다.

생선에 소금을 뿌려 놓으면 생선 살 속의 수분이 빠져 나와 살에 탄력이 생긴다. 단, 생선의 두께에 따라 소금의 양은 적절히 조절하고 빠져 나온 수분이 다시 스며들지 않도록 주의한다. 채소 요리에도 소금을 활용할 수 있다. 시금치 등의 푸른잎 채소는 소금을 넣고 데치면 색이 더 선명해지고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채소를 볶을 때 소금을 먼저 뿌려주면 수분이 빨리 나오도록 도와 빠른 시간 안에 볶을 수 있다.
 
집안 곳곳에서=소금은 인체의 각종 독소를 해독하고 염증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단, 소금이라고 모두 이러한 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인공화학염은 오히려 몸에 나쁜 영향을 주므로 피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을 사용해야 한다. 미네랄 함량이 풍부한 천일염이 대표적이다. 깨끗한 물과 천일염을 함께 먹으면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염증 치유 효과도 있다. 목 감기에 걸려 목이 붓고 따가울 때는 따뜻한 물에 소금을 풀어 입안을 헹궈주면 좋다.

소금물에 몸을 담그는 ‘소금 목욕’도 건강과 미용을 챙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천일염을 엷게 탄 물로 세수를 하거나 묽게 개어 팩을 하면 피부가 깨끗해진다. 클렌징 크림에 소금을 섞으면 모공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소금이 피지를 녹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단, 이때는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입자가 고운 소금을 사용한다.

색깔 옷을 세탁하기 전에 20분 정도 소금물에 담가놓으면 색상이 보다 선명해진다. 옷에 피가 묻었을 때도 소금물에 담가두면 핏물이 빠진다. 육류나 생선을 자른 후 도마에서 나는 냄새도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사용한 도마에 소금을 듬뿍 뿌리고 수세미로 닦아주면 냄새도 사라지고 소독 효과도 있다. 기름 묻은 프라이팬은 뜨거울 때 소금을 뿌리면 소금이 기름을 흡수해 쉽게 기름기를 닦을 수 있다.

<송정 기자, 도움말="쉬즈한의원" 문하경 원장, 푸드스타일 리스트 문인영, 참고서적="『소금여행(김준" 저)』『소금, 이야기(함경식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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