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OPEC, 증산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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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거듭 표명했으나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증산 결정에 앞서 회원국들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증산 확답을 유보했다.

이란과 UAE 석유장관들은 이날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시장 안정화를 바라지만 그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공급부족 현상이 없이 수요자와 공급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추가 협의를 거쳐 만장일치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시장에 충분한 양을 공급하고 싶지만 증산 규모와 시기는 만장일치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베이드 빈 사이드 알-나시리 UAE 석유장관도 OPEC 회원국들이 증산에 합의할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시장에 하루 250만배럴의 원유 추가공급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최근 발언과 관련,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생산량을 결정하기 위해 회원국들과 협의중"이라며"그러나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규모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나시리 장관은 유가와 산유량, 증산 시기 등에 관해선 OPEC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결정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또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연장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오는 27일 OPEC 각료회의에서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비)OPEC 산유국인 오만의 모하메드 알-로미 석유장관은 오는 27일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소폭 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OPEC 각료회의에서 소폭 증산에 합의하더라도 국제 유가하락을 초래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 장관은 CNN방송 회견에서 "OPEC 회원국들이 이미시사한대로 오는 27일 회의에서 증산을 집단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4주일후 봄 또는 여름까지는 가솔린과 디젤유 가격이 안정되고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부유 국가들의 석유 비축분이 최근 4년 사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혀 자동차 운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아부다비.뉴욕 AFP=연합뉴스) khju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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