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은행제 전도사 유영기 호서대 평생교육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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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기 호서대 평생교육원장은 “아직도 학점은행제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학점은행제를 통해 배움의 기회뿐 아니라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영회 기자]

요즘 학점은행제가 인기다. 과거에는 만학도만 가는 곳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고교졸업 후 바로 학점은행제를 선택하는 학생도 많아졌다. 적성이나 전공은 무시하고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던 과거에 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며 실리를 챙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자격증 등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받은 교육내용도 학점으로 인정해주고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수업이 있고, 주간·야간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직장인들에게도 인기다.

‘공부하겠다’는 열정 하나로 지원한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면학 분위기도 좋을 수밖에 없다.고교 졸업장만 있으면 수능시험과 관계없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고 노력에 따라 대학 졸업장은 물론, 일반대 편입도 가능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점은행제를 도입했고 13년 동안 이끌어 온 유영기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장을 만나 학점은행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봤다.

 
-학점은행제의 장점은.

 “고졸 학력만 있으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 신청한 학점만큼 수업료가 부과되니 학비 부담도 없다. 평일, 주말, 주·야간 수업이 다 있어 형편에 따라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모든 학사 일정이 학생의 사정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공부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고교 졸업하고 바로 학점은행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과거에는 적성보다는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실리를 따지는 학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 학점은행제의 경우 적성에 맞는 전공 공부를 하면서 현장 경험도 쌓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2년 동안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면 일반대 3학년 편입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교 졸업 후 바로 학점은행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2년 동안 입영연기가 가능해져 앞으로 더욱 지원이 늘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아직은 만학도가 많지 않나.

 “그렇다. 이런 저런 이유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지원이 많은 편이다. 방송통신대 중퇴학력이나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취득한 전문자격증 같은 경력도 모두 학점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이점이 있다. 천안·아산시청, 노동청, 경찰서, 교육청 등 지역의 각 기관과 협약을 맺고 공무원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만학도들의 학구열이 뜨겁다.”


-전국 처음으로 학점은행제를 도입한 것으로 안다.

 “1998년 학점은행제 시범학교로 지정돼 13년이라는 가장 오래된 전통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혼란도 많았지만 오래된 역사만큼 지금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을 보유할 만큼 안정돼 있다. 학점은행제의 장점이 많이 알려져 점점 인식이 좋아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정규대학 진학 코스가 아니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부 학생들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배려하고 있다. 또 오로지 공부하겠다는 일념으로 지원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수강과목도 다채롭지만 최강의 교수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식품조리학이나 미용학 등은 실습시설이 완벽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점은행제 전도사로 불린다.

 “호서대에 들어와 평생교육원에서 첫 업무를 시작해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평생교육원이나 사회교육원으로 발령 나면 좌천이라고 생각하는 교직원들이 많다. 업무는 많고 성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서대 평생교육원은 전담직원만 13명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좋은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곧 지역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생각하고 열심히 홍보하고 다니다 보니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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