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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스타들은 어디 가서 야식 먹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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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아무리 살이 찐다고 해도, 야식은 다른 식사보다 더 즐겁다. 금지된 것일수록 더 매력적이기 때문일까. 본격적인 여름, 여름 밤을 채워 줄 야식이 기대된다. 에드워드 권이 단골 야식집 ‘옛날돈가스(02-515-8028)’에서 돈가스를 먹고 있다. 보통 오후 9시~10 까지 문을 열지만 손님이 늦게 오면 연장 영업도 한다.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만 연다.


본격적인 여름이다. 더위로 잠 들기 힘든 여름밤은 늘 배고프다. 문득 그럴 때 스타는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을까 궁금했다. 그들의 야식집을 알아봤다. 먼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39)을 그의 단골 야식집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달부터 토요일 자정마다 QTV ‘예스셰프 시즌2’에 출연해 시청자를 야식의 유혹에 빠뜨리고 있다.

글=이상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에드워드 권 “돈가스집 자주 가요”

화제를 몰고 다니는 스타 셰프가 안내한 곳은 다름 아닌 돈가스집이었다. 에드워드 권은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TV 프로그램을 찍기 때문에 밤이 되면 정말 배가 고프다”며 “그럴 때면 당연하다는 듯이 이 집에 들른다”고 말했다. “왜 하필 돈가스냐”고 물었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가까운 데다 싸고 맛있다”며 “돈가스는 나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이라고 대답했다.

 강원도 동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가출한 그는 경양식집에 취직했다. 돈가스·비프가스 등 아련한 추억의 음식을 팔던 경양식집에서 웨이터를 했다. 물론 그때 팔던 돈가스는 두툼한 일본식 돈가스가 아닌, 얇고 넓은 ‘우리식 돈가스’였다. 커다란 접시 한쪽엔 채썬 양배추와 하얀 쌀밥이 나왔다. 웨이터로 일하며 한 달에 20만원을 받던 시절 “주방 보조로 일하면 22만원으로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말에 그는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돈가스를 튀기다 깨지면 몰래 먹었는데, 그러다 들키면 주방장에게 프라이팬으로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그가 안내한 돈가스집 역시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벽면에 마징가Z 포스터를 비롯해 70∼80년대가 연상되는 낡은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하얀 접시 위에 돈가스, 채썬 양배추, 밥이 올려진 점도 똑같았다. 장소는 서울 논현동 한복판인데 ‘이 동네에 이런 돈가스집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좁고 테이블은 열 개도 채 안 됐다. 그는 “모양은 촌스러워도 정직하고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며 돈가스 한 개를 금세 먹어치웠다. 옆에서 한 입 먹어보니 정말 어린 시절 먹던 그 맛이었다. 그는 “바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여기 와 돈가스를 먹으면 그때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권에게 셰프로서 야식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물론 밤에 먹는 게 영양학적으로 좋진 않죠. 그런데 저도 다른 음식 먹을 땐 칼로리니 뭐니 이것저것 따지고 까칠하게 굴어도 야식 앞에선 관대해져요. 그래서 야식으로는, 가장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라고 하고 싶어요. 건강 생각하면 밤에 먹을 건 오이랑 당근밖에 없죠. 왜 사람들이 밤에 더 배가 고픈지, 왜 똑같은 떡볶이도 낮에 보면 그냥 그런데 밤에 지나가다 보면 참 맛있어 보이는지 그 이유는 셰프인 저도 모르겠어요. 조선시대 임금도 야식을 먹었다고 하잖아요. 저는 야식을 찾는 사람은 그만큼 밤에도 할 일이 많은, 즉 활동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두 시간 정도는 깨어 있다 잠드세요. 야식에 대해 셰프인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언입니다.”

우리 단골집은 …

박태환 (22·수영선수)

“야식으로 파스타를 먹어요. 아무 파스타나 먹는 건 아니고,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먹어요. 열량이 낮은 편이라 밤늦게 먹기 좋거든요. 토마토엔 비타민이랑 칼슘도 풍부하잖아요. 편안한 옷차림으로 파스타집 ‘퀸즈파크’에 가요. 친환경 재료를 쓰고 토마토 파스타 속에 제철 채소가 듬뿍 들어 있어 야식이라도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는 느낌이에요.”

●퀸즈파크

매콤한 지중해풍 파스타 2만4000원. 서울 청담동. 평일 자정까지, 주말 새벽 2시까지 영업. 02-542-4074

 
유이 (23·‘애프터스쿨’ 멤버)

“밤에 춤 연습하면 배가 고프지만 살찔까봐 떡볶이 같은 부담스러운 음식은 피해요. 대신 ‘커피츄’라는 곳에 가서 스페인 전통 빵 츄러스를 먹어요. 처음엔 매니저 오빠들이 사와서 먹었는데 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아 좋더라고요. 요즘엔 연습 끝나고 멤버들끼리 다 같이 가서 먹어요.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에 츄러스를 찍어먹는데, 가끔 정말 배가 고프면 소시지가 든 츄러스를 먹어요.”

●커피츄

츄러스 2800~4000원. 서울 한남동. 평일 오후 11시까지, 주말 오후 10시까지 영업. 02-790-6821

 
장기하(29·가수)

“일본식 벤또집에 가요. 2집 앨범부터 연습실을 잠실로 옮겼는데, 새 연습실 엔지니어가 미식가여서 그분 추천으로 처음 먹어봤어요. 우나기(장어) 벤또가 제 입맛에 맞아서 계속 그것만 먹어요. 성격이 한번 중독되면 계속 그것만 찾거든요. 일본 만화 ‘심야식당’처럼 정겨운 분위기도 좋고요.”

●벤토랑

우나기 벤또 1만1000원. 서울 가락동. 오후 9시30분까지 영업. 02-430-5242

 
김현수 (23·프로야구 선수)

“야식은 가리지 않고 다 먹는 편이에요. 특히 ‘부산 아구찜’을 자주 가요. 동료 선수와 가는데 아구찜 맛이 기가 막히거든요. 아구찜과 간장게장을 함께 먹어도 좋아요. 체중이 걱정되면 한정식집 ‘옛날집’에 가요. 닭볶음탕이 맛있고 밑반찬도 맛깔스럽고 담백해요. 한식이다보니 칼로리 부담도 없고 속도 든든하죠.”

●부산 아구찜

아구찜 3인분 4만원. 서울 논현동.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영업. 02-546-9947

●옛날집

닭볶음탕 4만원(토종닭 한 마리). 서울 청담동. 오후 10시까지 영업. 02-549-7888

 
윤도현 (39·가수)

“연습실 맞은편에 있는 대구탕집에 가요. 노래하다 보면 많이 출출한데, 바로 앞에 있어 아무 때라도 갈 수 있어요. 멤버랑 가서 맑은 대구탕을 먹는데 국물 맛이 깔끔해요. 가게 이름이 ‘홍대구’인데 껍질이 붉은 대구를 홍대구라고 한다더라고요. 한 그릇 먹으면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에요.”

●홍대구

맑은 대구탕 7000원. 서울 합정동. 새벽 2시까지 영업. 02-322-9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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