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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유니폼만 입으면 메시는 평범한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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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같은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다. 리오넬 메시(24·사진) 이야기다.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 소속의 메시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메시는 경기력이 천양지차다.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는 7일(한국시간) 자국 도시 산타페에서 콜롬비아와 2011 코파 아메리카 A조 2차전을 치렀는데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볼리비아와 치른 1차전에서 1-1로 비긴 터라 승리가 절실했다. 자력 조 1위는커녕 8강 진출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메시는 전·후반 내내 아르헨티나의 공격 구심점 역할을 맡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홈팬은 자국 대표 선수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합창했다. 아르헨 일간지 ‘올레’는 ‘기대했던 그 선수가 아니었다’며 메시의 플레이를 혹평했다.

 메시는 A매치 경기에서 장기적인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주특기인 쾌속 드리블은 상대 수비에 막히고, 날카로운 골 결정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와 컵대회, 챔피언스리그에서 53골을 터뜨린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슬럼프의 원인을 ‘역할의 차이’에서 찾는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움직임에 최적화된 팀이다. 특유의 패스워크를 통해 최전방을 누비는 메시에게 시의적절하게 볼을 배급한다. 반면 자국 대표팀에서 메시는 세계적인 공격수 중 하나일 뿐이다.

 세르히오 바티스타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은 코파 아메리카 개막을 앞두고 “공격 전술의 중심에 메시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시를 위한 축구’는 구현되지 않고 있다. ‘주인공’감이 너무 많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딜레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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