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범호 “오늘은 내가 해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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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범호

되는 집안은 다르다. 한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면 다른 선수가 그 공백을 훌륭히 메운다. 프로야구 KIA 구단 이야기다.

 KIA는 7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 경기에서 이범호의 선제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7-5로 재역전승했다. 4연승을 달린 2위 KIA는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올 시즌 KIA는 주전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의 늪에 빠졌다. 그런데도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나머지 선수들이 더욱 분발하기 때문이다. 4월 중순 이용규와 나지완이 다쳤을 때는 김원섭이 1군에 올라와 빈자리를 채웠다. 6월 초 김원섭이 2군으로 내려가고 최희섭이 허리 부상에 신음하자 이번에는 나지완이 돌아와 연일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조범현 KIA 감독은 “부상 선수가 생기면 다른 선수가 나타난다. 올해는 운이 따르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최근에도 KIA는 김선빈이 지난 5일 경기에서 수비 도중 공에 얼굴을 맞아 수술을 받았다. 2번 타자와 유격수로 맹활약했던 김선빈이었다. 팀 공격과 수비 모두에 큰 공백이 우려됐다.

 그러나 7일 경기에서 김선빈의 빈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먼저 이범호가 나섰다. 그는 0-0이던 1회 1사 1루에서 넥센 선발 김성태로부터 시즌 15호 투런 아치를 그렸다. 볼 카운트 1-2에서 4구째 한가운데 직구(시속 144㎞)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일본에서 돌아와 KIA 유니폼을 입은 이범호는 4월에만 27타점을 올리는 등 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5월 17타점, 6월 13타점으로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7월 들어서는 전날까지 5경기에서 타율 0.267, 2타점에 머물렀다. 슬럼프가 우려되는 순간, 이범호는 시원한 홈런 한 방으로 최근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 냈다. 이날 2타점을 보탠 그는 시즌 61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 이대호(롯데·64개)를 추격했다.

 KIA는 선발투수 서재응이 2회 초 3점을 내줬으나 곧이은 2회 말 이용규가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5-4로 쫓긴 6회 말에는 김선빈 대신 유격수로 나선 이현곤이 쐐기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현곤은 이날 4타수 2안타를 날리고 수비에서도 8회 초 유한준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민첩하게 잡아내는 등 공수에서 김선빈의 빈자리를 메웠다.

 대전구장에서는 LG가 조인성과 박용택의 홈런 등에 힘입어 한화를 4-1로 눌렀다. 4위 LG는 4연패 뒤 2연승하며 3위 SK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전날 에이스 박현준을 구원투수로 내보냈던 박종훈 LG 감독은 이날도 3-1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선발요원 주키치를 마운드에 올렸다. 5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한 뒤 단 하루를 쉰 주키치는 2이닝 무실점으로 국내 무대 첫 구원 등판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LG 선발 리즈는 최고시속 159㎞의 강속구를 던지며 6이닝 1실점해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한편 두산-롯데(잠실), SK-삼성(문학)의 경기는 비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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