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벗었습니다"…`폭탄할인` 아파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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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기자]

`현금 9000만원만 자기 호주머니에 있으면 일산신도시 인근의 30평형대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경기도 고양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 얘기다.

이 아파트는 최근 미분양을 타개하기 위해 분양가를 가구당 최대 1억5000만원 가량 낮췄다. 나머지 분양대금도 전체의 70%를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른 대출 이자 역시 업체가 최대 2년까지 대신 내 준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내는 취득세도 납부할 필요가 없다. 시행업체가 대납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혜택을 모두 활용하면 실입주금 9000만원으로 이 아파트 109㎡에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이는 인근 일산신도시의 같은 크기 아파트 전셋값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일산 임광ㆍ진흥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12~15층 16개동 규모에 905가구로 이뤄진 매머드 단지다. 이 가운데 현재 중소형인 공급면적 107·109㎡ 주택형 5가구와 중대형인 153㎡ 주택형 일부 가구가 주인을 찾고 있다.

▲ 경기도 고양에 분양가를 가구당 최대 1억5000만원 가량 깍아주는 아파트가 등장해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은 이 아파트 실제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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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에 내집마련 절호의 기회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의2007년 6월 최초 분양 당시 분양가는 3.3㎡당 평균 1300만원선.

그런데 업체는 최근 이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평균 900만원대로 내렸다. 분양가를 3.3㎡당 400만원 가량 인하한 것이다. 분양 촉진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를 가구당으로 환산하면 107·109㎡ 주택형은 당초보다 한 채당 6000만원, 153㎡ 주택형은 1억5000만원 싼 가격으로 각각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이 아파트는 할인금액을 뺀 나머지 분양대금의 70% 대출 알선이라는 혜택도 제공된다. 기존 미분양 아파트의 대출금 비율이 전체의 50∼6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대출금리는 연 4.3% 정도다.

그렇다고 대출이자 갚을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파격적인 대출 이자 지원(대납) 혜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업체는 대출을 받아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에게는 주택형별로 기간을 정해 이자를 대신 납부해 주고 있다. 107·109㎡는 1년, 153㎡는 2년 동안이다.

업체가 대신 내주는 이자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107·109㎡는 1300만원, 153㎡는 4000만원 가량 된다.

이 대출 조건으로 분양대금 일부를 은행으로부터 빌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107·109㎡는 9000만원 , 153㎡는 1억3000만원 가량만 자기 호주머니에 있으면 입주가 가능하다. 

이는 인근 일산신도시 대화마을 현대아이파크 153㎡ 주택형 전셋값(2억5000만원)의 약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시 말해 주변 아파트 전셋값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신상`(신상품의 준말) 아파트인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를 내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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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입주가능, 중소형 마감임박

이 아파트는 이미 준공된 단지이기 때문에 계약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계약자가 직접 동·호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아파트의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로열층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있다. 동ㆍ호수와 층, 라인이 좋은 아파트는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7·109㎡ 등의 중소형은 현재 5가구밖에 남아 있지 않아 수요자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이 아파트 분양업체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주택 품질의 하자가 아니라 일시적인 시장 상황 악화로 미분양된 것”이라며 “이번에 갈아타기(평수 넓혀가기) 수요자나 전세탈출을 계획한 무주택 세입자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분양가를 확 낮췄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입주자·계약자와의 소송 문제가 얽혀 있었다는 점은 이 아파트의 흠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업체가 이번에 내놓은 분양 물량은 진행 중인 소송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정상적으로 소유권 이전도 가능하다.

이번에 분양하는 물량과는 상관없지만 소송의 일부는 이미 해결된 상태다.

▲ 임광·진흥 아파트는 단지 규모에 걸맞은 고품격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 있어 입주민들의 활용도고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단지의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해 지상에는 각종 공원이 들어서 있다. 이미지는 단지 내 들어서 있는 커뮤니티시설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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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한편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는 주택품질과 입지여건은 뛰어나지만 2007년 6월 청약에서 일시적인 지역 주택시장 상황 악화로 미분양돼 아쉬움을 남겼던 단지다.

공급과잉이 원인이었다. 당시 주변 파주 교하, 고양 식사·덕이·가좌지구에서 3만6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지역 주택시장이 일시적인 공급과잉에 빠져 버리는 바람에 적지않은 단지가 미분양의 수렁에 빠졌다.

일산 임광·진흥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 역시 다른 아파트와 함께 일시적인 공급과잉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224가구 정도가 미분양됐었다.

여기에다 2008년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요지부동이던 이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가 조금씩 줄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120주 가까이 이어지자 내집 마련으로 눈을 돌린 무주택 세입자들의 발길이 늘면서다.

`집 평수 넓혀가기`(아파트 갈아타기)를 계획하던 인근 일산신도시나 서울 서부권 주택 수요자도 적지 않았다.

문의 031-919-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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