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랩하는 김정일 "난 미쳤다" 금발 기쁨조도 등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정일이 등장해 랩을 하는 '일명 김정일 랩' 뮤직 비디오가 새삼 화제다. 2005년에 미국에서 제작됐는데, 최근 유튜브 등에서 네티즌들이 예전의 것을 다시 올리는 등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붉은색 티셔츠와 풀어헤친 군복을 입은 김정일이 흑인 래퍼와 함께 등장한다.

흑인 래퍼는 김정일을 "아주 나쁘고, 머리도 텅 빈 인간"이라고 소개한다.

그러자 김정일은 "나는 미쳤다"고 말한다. 이어 핵폭탄 버튼을 들이대며 "누구나 나를 무서워한다"며 "내가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떠든다.

불룩한 배를 손으로 받치고 노홍철이 자주 추는 저질댄스를 춘다.

기쁨조를 연상케 하는 금발의 미녀들도 등장한다.

김정일은 이들에 둘러싸여 춤을 추고,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장난스럽게 핵미사일을 타고 놀며 "나는 당신이 끝장나길 바란다"며 "나는 핵을 갖고 있고, 이걸 폭파할 것"이라며 웃는다.

흑인 래퍼는 "이 인간은 한국을 가라앉히고 깨뜨리려 한다"며 "세계를 미치게 만든다"고 조롱한다.

김정일은 "나는 잘 생기진 않았지만 폭발한다"라고 말한다.

핵폭탄과 남성의 정력을 연결시킨 대사다.

마지막에 김정일은 "조지부시, 너 나 때문에 돌아버리겠지? 내게 전화해"라고 했다가 흑인 래퍼에게 얻어터진다.

이어 흑인 래퍼는 "미국이 얘를 처리하라"며 성조기를 흔들고 끝을 맺는다.

이 영상은 2005년 4월 9일에 방송된 미국 ‘폭스TV’의 인기 프로그램인 ‘매드TV’의 한 장면이다. 김정일 분장을 한 코미디언 바비리(Robert Lee Jr·40)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흑인 래퍼인 퍼프대디(Sean Puffy Combs·43)가 함께 부른 밤밤밤(Bomb Bomb Bomb)이라는 노래의 뮤직 비디오다. ‘CSI’‘진주만’‘캐리비안의 해적’을 만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다. 이 패러디 영상에 대한 전 세계 네티즌의 반응은 뜨겁다. 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36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김정일은 실제로도 이럴 것 같다" "김정일을 멋지게 혼내주는 우리의 퍼프 대디가 멋지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바비리는 김정일을 닮은 이미지에 코믹한 캐릭터로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샌디에이고 출신의 재미교포 2세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패러디를 전문으로 하는 매드 TV에 출연했다. 그러다 2006년 10월 초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김정일 캐릭터로 고정 출연해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바비리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김정일이 어떻게 말하는지 잘 모른다”며 “하지만 난 특이한 역할을 하는 것이 즐겁고 김정일 연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에 미국에 진출한 원더걸스의 뮤직 비디오에 외계인 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심영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