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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불통 … 분통 스마트폰’ 대책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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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박혜민
경제부문 기자

“전화 통화도 안 되는데 왜 반품은 안 되는 거요?”

 “고객님, 교환은 되지만 반품은 안 되세요. 죄송합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명동에 있는 한 통신업체 애프터서비스(AS) 센터에선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장맛비가 억수로 내리는 날씨였지만 센터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대부분 통화 끊김 때문에 AS센터를 찾은 사람들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윤석영(48)씨는 “비싼 돈 주고 샀더니 가장 중요한 통화 기능은 엉망”이라며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으로 바꾸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마트’해서 스마트폰이라고 하지만 요즘 같아선 애물단지로 전락할 판이다. 비싼 요금을 내면서 뚝뚝 끊기고 지직거리는 통화를 경험할 때마다 스트레스 지수는 올라간다.

 ‘불통…분통 스마트폰 왜?’(30일자 E1면) 기사를 읽은 많은 독자가 “답답해도 참고 사는데 이렇게 터뜨려 주니 고맙네~” “나만 겪은 게 아니었어?” 등 공감을 나타냈다. 취재 과정에서 통화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통신업체에 중계기 설치를 요구해 보라는 조언이 고작이었다. 마침 30일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세대 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시작을 알리는 기념 행사를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LTE를 통해 내년까지 지금보다 3배 빠른 무선통신을, 2015년까지는 20배 빠른 무선인터넷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미래를 대비한 인터넷 발전계획’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의문이다. ‘결국 LTE폰을 새로 사라는 건가’ ‘대체 LTE는 언제 상용화되나’ 등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안으로 LTE가 대두되고 있지만 LTE를 3G(3세대)처럼 쓰기 위해선 전국에 LTE망이 갖춰져야 한다. 그때 가서도 LTE폰을 새로 구입하고 LTE용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형편없는 통화품질로 인한 소비자들의 속앓이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손안의 PC’라며 열광했던 스마트폰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통신업계의 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혜민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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