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르사르 후계자’를 숨겨라, 맨유의 쇼쇼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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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영국 전역이 다비드 데 헤아라는 새로운 이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올해 스물한 살의 젊은 골키퍼다. 스페인 태생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BBC, 더 미러 등 영국 언론은 28일(한국시간) “데 헤아가 맨유 입단을 위해 메디컬 테스트(건강검진)를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헤아가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들어가는 사진도 크게 실었다. 이적을 앞둔 선수의 건강검진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데 헤아는 지난 6년간 맨유 골문을 지키다 은퇴한 에드윈 판데르사르(네덜란드)의 후계자다.

 맨유는 조용히 일을 진행하려 했다. 병원에 보안 요원을 배치했고, 그들은 데 헤아가 도착하자 넓은 흰색 천을 펼쳐 사진 촬영을 막았다. 맨유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이적료를 포함한 아틀레티코와의 협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데 헤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보안 요원이 따라올 수 없는 빠른 걸음으로 병원에 들어갔다. 포즈를 취하지 않았을 뿐 촬영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데 헤아는 맨유 입단을 강하게 원한다. 22일에는 “맨유와 같은 위대한 클럽이 관심을 주는 것은 영광”이라며 사실상 맨유 입단을 선언했다.

 데 헤아는 몸에 문제가 없는 한 맨유에 입단할 것이다. 계약 기간 5년, 이적료는 1890만 파운드(약 322억원)로 예상된다. 2001년 지안루이지 부폰이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 옮길 때 기록한 3260만 파운드(약 573억원)에 이은 역대 골키퍼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맨유 팬들은 조지 베스트·데이비드 베컴·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7번을 단 스타에 환호한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번을 고를 때 가장 고심한다. 1번은 골키퍼의 번호다. 1999년 피터 슈마이켈(덴마크), 2008년 판데르사르 등 최고의 골키퍼가 있었기에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판데르사르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자 퍼거슨 감독은 새 골키퍼를 찾느라 동분서주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빠르고 침착해 판데르사르와 매우 흡사하다”며 데 헤아 영입을 선언했다.

 데 헤아는 1m92㎝의 큰 키에 남다르게 긴 양팔이 1m97㎝의 판데르사르를 연상케 한다. 침착하고 수비 조율 능력이 뛰어나며 페널티킥 방어에 강하다는 점도 닮았다. 데 헤아는 “판데르사르는 나의 교과서”라고 말한다.

 2009년 19살의 나이에 아틀레티코의 주전 골키퍼가 된 데 헤아는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경기에서 11번의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17세 이하(U-17)부터 21세 이하(U-21) 대표팀까지 주전으로 뛰었다. 26일 끝난 U-21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주전 골키퍼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종력 기자

다비드 데 헤아는 …

▶ 나이 : 21세(1990년생)
▶ 국적 : 스페인
▶ 신체 : 1m92㎝, 82㎏
▶ 포지션 : 골키퍼
▶ 경력 : 2007 스페인 U-17 청소년대표
2007~2008 스페인 U-19 청소년대표
2008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단 2009 스페인 U-21 청소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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