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승 공동선두 박현준·장원준 “올해 다승왕은 윤석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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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야구 다승왕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20대 중반의 젊은 어깨인 장원준(26·롯데)과 윤석민(25·KIA)·박현준(25·LG)이 나란히 8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세 명 모두 다승 1위 경력이 없는 새 얼굴이다. 이들은 특급 외국인 투수인 로페즈(KIA)와 글로버(SK), 대표팀 왼손 에이스인 류현진(한화·이상 7승)과 김광현(SK·4승) 등을 제치고 생애 첫 다승왕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다승 공동 1위들이 꼽은 올 시즌 다승왕 1순위 후보는 누구일까. 본지는 장원준·윤석민·박현준을 각각 인터뷰해 올 시즌 다승왕 판도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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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세는 윤석민=박현준은 “윤석민이 다승왕을 차지할 것 같다. 던지는 수준이 다르다. 올해는 무조건 윤석민”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최소 15승은 해야 다승왕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승왕보다 탈삼진 타이틀을 노리고 싶다. 강력한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것은 모든 투수의 로망”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준은 79개의 탈삼진으로 1위 류현진(103개)에게 24개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장원준도 가장 강력한 다승왕 후보로 윤석민을 꼽았다. 그는 “윤석민이 가장 잘 던지는 것 같다.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도 날카롭다. 윤석민과 박현준 모두 17~18승 정도 할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장원준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내가 가장 좋았던 2008년의 평균자책점(3.53)보다 낮은 기록(현재 3.26)을 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민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래도 류현진이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흐름을 놓치지 않을 투수다. 2006년 데뷔 이후 가장 꾸준한 투수가 류현진이었다. 올해도 17~18승 정도는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윤석민은 “나는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싶다. 실점을 줄이는 것은 투수 최고의 책무”라고 답변했다. 2008년 평균자책점 1위(2.33)에 오른 윤석민은 올 시즌에는 3위(3.05)를 달리며 니퍼트(두산·2.87)와 글로버(2.93)를 추격하고 있다.

 ◆박현준의 패기, 장원준의 꾸준함=서로의 장단점에 대한 질문에 윤석민은 “나는 컨디션이 좋고 나쁜 날의 편차가 크지만 장원준 선배는 꾸준하게 던진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안정적으로 뿌린다. 또 박현준은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공을 던지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현준은 “윤석민과 장원준 선배 모두 안정적인 투구를 한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나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제구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장원준은 “내가 둘보다 나은 점은 없는 것 같다. 제구력 등 부족한 점만 있다”면서 “박현준보다 경기 경험이 더 있지만 윤석민보다는 경기 운영 능력이 뒤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호, 김동주 그리고 SK=다승 공동 선두에게 두려운 타자는 누구일까.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골라달라는 질문에 윤석민은 “다 무섭다. 누구나 안타를 치고, 홈런을 때린다. 그래도 역시 이대호(롯데) 선배가 가장 무섭다. 낮게 제구된 공조차 걷어 올린다. 힘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가 이대호 선배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준은 SK 타선을 꼽았다. 그는 “SK 타자들은 포기를 모른다. 끝까지 달려드는 것이 무섭다”면서 “선수를 꼽으라면 두산의 김동주·최준석 선배가 어렵다. 두 선배들이 타석에 들어서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장원준도 두산을 가장 경계했다. 그는 “두산 타자들이 지난해부터 내 공을 잘 치고 있다. 올해도 두산전 평균자책점(5.56)이 가장 나쁘다. 가장 까다로운 타자도 김동주 선배다. 상대할 때마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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