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더워야 제맛, 짜릿한 워터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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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워터파크의 계절이다. 올해는 일 찍 찾아온 무더위로 인해 벌써부터 워터 파크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젊은 남녀 들이 오션월드의 새로운 슬라이드인 ‘슈 퍼 S라이드’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 16일 캐리비안베이.

탑승시간이 7초밖에 되지 않는 신종 놀이기구 ‘아쿠아 루프’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었다.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밑바닥이 꺼지더니 비키니만 걸친 몸이 직각으로 떨어졌다. 비명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탑승 끝. 7초의 공포를 경험한 표정이 재미있다.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웃는 여성, 얼굴을 가린 채 비틀거리며 주저앉는 또 다른 여성. 남성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넋이 나간 표정도 보이고, “다시는 안 탈래!”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남성도 있었다.

# 같은 날 오션월드.

8명이 한꺼번에 타는 슬라이드 ‘카이로 레이싱’ 출발대 앞. 매트 하나에 몸을 맡기고 직경 1m 남짓한 동굴 속으로 몸을 던져야 하는 신종 놀이기구다. 어지간한 강심장도 멈칫거리고 슬금슬금 뒷걸음치더니 내려가는 포기자도 속출한다. 반면에 성공한 몇몇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5초 정도 지나가는 터널에서는 너무 무서웠어요. 깜깜하거든요. 터널을 통과하면 하늘이 잠깐 보이고 바로 20m 절벽으로 떨어져요. 죽여요! 죽여!”

 물놀이 계절이 돌아왔다. 아니, 워터파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물놀이 풍경은 워터파크의 아찔한 슬라이드가 점령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여름은 일찍 찾아왔고, 워터파크는 벌써 사람으로 미어터진다. 지난 18~19일 주말 동안 국내 대표적인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와 오션월드에는 각각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 평일인 20일에도 각각 5000명이 넘는 청춘이 워터파크에서 젊음을 즐겼다. 워터파크는 지난해보다 입장객이 1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워터파크 강국이다. 전국에 크고 작은 워터파크가 10개가 넘는다. 입장객 숫자만 보면 캐리비안베이는 전 세계에서 4위, 오션월드는 6위에 해당한다. 충남 예산의 리솜 스파캐슬은 전세계 워터파크 20위 안에 드는 강자다(2010년 세계 테마파크 협회 자료).

 올해도 워터파크는 우리의 여름을 지배할 태세다. 앞서 두 사례처럼 워터파크마다 새 놀이기구를 들여 올여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가장 공격적인 곳은 설악 워터피아다. 다음달 중순 260m짜리 ‘월드앨리’ 슬라이드 등 12가지 새 시설을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 문을 연 워터파크도 있다. 지난 18일 문을 연 경북 경주의 블루원은 기존 워터파크에 못지않은 시설과 규모를 갖췄고, 전남 구례의 지리산 온천랜드는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설치해 전통 온천에서 온천 테마파크로 거듭났다.

 레저업계에서 겨울은 스키장 오픈과 함께 시작한다. 여름은 이제 워터파크와 함께 시작한다. 올해 워터파크의 전국 현황과 트렌드를 중계한다.

글=이석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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