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에 세계 최대 35억짜리 '대지의 여신' 등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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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북동부 크램링턴시에 400m 크기의 ‘대지의 여신’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16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노섬벌랜디아(Northumberlandia)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근처 석탄 광산에서 나온 폐광물과 흙 100만t을 쌓아올린 뒤 잔디와 풀을 입힌 조경 예술품이다. 이 작품은 비스듬히 누운 나체 여신의 형상으로 2013년에 완성될 예정이다. 길이 400m에 가장 높은 부분인 가슴까지 35m에 이른다. 사람의 신체를 본뜬 예술 작품으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

여신을 한눈에 보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인근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는 머리 부분만 볼 수 있고 런던과 에딘버러를 달리는 기차의 객실에선 여신의 뒤태를 감상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못 보는 관광객들은 여신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6.4㎞의 코스를 돌면서 여신의 얼굴과 가슴 발끝에 이르기까지 신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세계적인 조경 예술가인 미국의 찰스 젠크스(71)가 설계했고 탄광 회사인 뱅크스그룹과 부동산 기업 브래그돈이 35억원을 투자했다. 이 작품은 환경보전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테마 파크 조성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광산의 수명이 다 끝나가자 남은 매장 석탄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 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브래그돈의 매트 리들리 회장은 “땅을 농지로 되돌릴 수도 있었지만 혁신을 원했다”며 “붓 대신 불도저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젠크스는 “석탄을 에너지로 변화시키듯 경관을 예술로 바꾸는 ‘연금술’과 같은 작업이다”라고 밝혔다.

이 도시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게이츠헤드에는 1998년에 '북쪽의 천사'라는 50m 크기의 초대형 조각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영국 최고의 공공미술품’이란 찬사를 받았다.

심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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