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구조, 산불 감시 … 매일 말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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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대식을 가진 독립기념관 기마순찰대가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흑성산 일대에서 파수꾼 역할을 하는 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기도 한다. [조영회 기자]

독립기념관과 흑성산 일대에서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하는 ‘기마순찰대’가 지난 4월 16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마당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지난해 10월부터 활동하다 독립기념관 측에 정식으로 제안, 이뤄진 것이다.

 이들은 평일하루 한 번씩, 공휴일에는 두 차례씩 백련못과 통일 염원의 동산 등 독립기념관 주요시설물과 단풍나무길을 순찰한다. 또 봄철 흑성산 산불 및 안전사고 예방업무도 담당한다.

국민생활체육천안시승마연합회승마훈련원(천안시훈련원) 소속 회원 16명과 말 5필로 구성됐다.

기념관은 기마순찰대 운영으로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친근한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흑성산 우리가 지킨다

기마순찰대가 되기 위해서는 천안시훈련원 연회원에 가입하고 3개월 과정의 승마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훈련 과정을 마친 다음에도 외승을 10여 차례 해야 한다. 외승이 순찰대 입문의 ‘실기코스’ 마지막 관문이다. 개인의 성향도 파악해 최종 입문을 결정한단다.

 최태연(41)천안시승마연합회장은 “기마대 활동은 자신은 물론 관람객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다”며 “어린이날에는 천안시훈련원을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독립군 복장으로 말을 태워주는 체험행사를 하는 등 색다른 추억을 제공했다. 전문교관 두 명이 회원들을 교육하며 활동하고 있다. 승마를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도 무섭지 않고,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순찰대

기마순찰대는 처음에는 산불감시와 일반 순찰이 주 목적이었는데 관람객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조금씩 다른 일(?)도 하고 있다.

 부대장을 맡고 있는 왕성근(43)씨는 “독립기념관 관람 뿐 아니라 텐트를 갖고 와 쉬고 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말을 타고 순찰할 때면 시민들이 다가와 사진도 찍고 만져 봐도 되냐고 물어본다”고 인기를 자랑했다. 어린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꽤나 좋아한단다.

 그는 이어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지만 가까이서 크게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말이 놀라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에 태워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밖에서 그냥 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미안해도 거절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또 인근 등산로에서도 순찰활동을 벌인다. 가끔씩 산에서 길 잃은 사람들에게 길안내도 해준다. 다행히 아직 산불 진화활동을 한 적이 없다.

 넓은 대지 자랑하는 독립기념관 승마장

천안시훈련원 회원들은 잘 조성돼 있는 독립기념관 내 거리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 널찍한 곳에서 독립기념관 외승 코스 중 가장 볼만한 곳은 3.5㎞에 이르는 단풍나무길. 여름에는 짙은 녹음을 자랑하고, 가을에는 붉은 단풍나무 숲이 장관이다. 축구장 크기의 잔디밭에서 하는 구보·습보가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최태원 회장은 “독립기념관 안에서 말을 타기 때문에 안전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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