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칼럼] 교육브랜드의 힘은 신뢰 … ‘나가수’ 교훈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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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련
연세대 교수·경영학

한국은 지금 전 국민이 ‘나는 가수다’ 열풍에 푹 빠져 있다. 이 예능 프로는 시작부터 파문을 일으켰지만 재편 이후 방송국을 위해 높은 TV 시청률과 광고 유치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출연하는 가수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전문가들은 ‘나가수’의 신드롬을 사회적 차원에서 흔히 분석하려고 하지만 본인은 마케팅, 특히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브랜드의 생명은 소비자들로부터 얻는 신뢰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나가수’가 초반에 시청자들의 맹비난을 받은 이유도 바로 이 신뢰를 어겼기 때문이다. 즉 처음에 탈락한 가수가 갑자기 재도전의 자격을 얻자 시청자들은 믿었던 이 프로의 서바이벌 규정이 자의적으로 위반됐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모든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그 약속이 명확하고 일관되게 지켜졌을 때만이 브랜드 가치가 형성된다.

둘째 ‘유비쿼터스’ 시대에서는 브랜드의 접점이 굉장히 다양해야 한다. ‘나가수’의 제일 큰 위력 중 하나는 “24(시간)/7(일)”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인데 이 용어는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무엇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의 TV 프로는 방영시간에 국한해 관심이 집중됐으나 ‘나가수’는 방영시간은 물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가수들의 순위 결과와 예상 탈락자에 대한 ‘스포일러’성 글을 읽을 수 있고 오디오를 비롯, MP3와 스마트폰으로 화제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사는 외국에서 조차 요즘 ‘나가수’ 얘기와 음악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브랜드들도 이처럼 우리 생활 다방면에서 존재를 확립시켜야 하는데, 특히 교육브랜드들은 콘텐트의 다양하고 반복되는 전달이 항상 현안이므로 이 점을 잘 살려야 한다.

셋째, 브랜드의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다. ‘나가수’는 출발할 때 ‘재도전 사건’ 때문에 위기를 겪었지만 이제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반전은 소비자들이 간사해서가 아니고 이 프로가 잘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바른 방향으로 진행방식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가 과거의 나빴던 감정을 잊고 현재의 인식과 호감을 더 중시하는 현상을 ‘수면자 효과’(sleeper effect)라고 한다.

교육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하고 만약 브랜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제품의 진정한 개선을 침착하게 꾀한다면 고객들의 호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대련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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