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한국’ … 순 한글 인터넷 주소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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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영어 알파벳 없이 순수 한글만으로 인터넷 주소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달 25일부터 ‘.한국’ 도메인(숫자로 이루어진 인터넷 주소를 알기 쉽게 문자로 표현한 것)의 등록 신청을 받고 있다. 원하는 한글 표현이나 사람 이름, 상표·회사명을 그대로 도메인으로 쓸 수 있다. 가령,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이전에는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www.president.go.kr’을 입력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영어 도메인 외에 ‘청와대.한국’이라고 입력해도 접속할 수 있다.

 이전에도 한글을 포함한 인터넷 주소는 존재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kr’처럼 ‘com’이나 ‘kr’을 붙여야 했다. 반면 새로 도입한 한글 도메인은 100% 우리말로만 구성이 가능해, 두 언어를 번갈아 입력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노인이나 어린이처럼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의 인터넷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 주용완 KISA 인터넷기반진흥단장은 “글로벌 인터넷 환경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한글 정보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홈페이지 주소를 모를 때도 검색 대신 인터넷 주소창에 찾으려는 명칭에 이어‘.한국’을 입력하면 바로 연결된다.

 한글 도메인 사용은 외화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강희승 닷네임코리아 대표는 “영어 도메인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에서 지정한 외국 대행사에 1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글 도메인 등록 신청은 ▶정부·공공기관(5월 25일~8월 16일) ▶상표권자(5월 25일~6월 21일) ▶국내에 주소가 있는 일반인(8월 22일~ )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등록은 닷네임코리아 등 KISA가 지정한 21개 대행사를 통해 하면 된다. 등록 수수료는 업체마다 5390원에서 2만2000원으로 다양하다. 자세한 등록 정보는 ‘도메인.한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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