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에코숍’ 왜 잘나가나 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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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연일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공정무역·환경보호·이웃돕기처럼 사회적 가치에 뿌리를 둔 ‘착한 소비’를 위해 다소 비싸더라도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2007년)과 잠실점(2009년)에 낸 편집매장 ‘에코숍(Eco-Shop)’은 2010년 매출이 2009년보다 34%가량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5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4% 뛰어올랐다. 롯데백화점 측은 “에코숍은 가난한 나라 여성과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공예제품과 친환경적인 생산과정을 거친 제품만을 모아 파는 매장”이라며 “판매 수익금을 기후변화 대응 등 사회 전반의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 2005년부터 운영 중인 ‘후원쇼핑’ 역시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현재까지 135억원의 후원금이 적립됐다.

 ‘후원쇼핑’은 G마켓에서 특정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액이 자동으로 굿네이버스, 어린이재단 등의 봉사활동 기금으로 기부되는 식으로 운영된다. 후원쇼핑 대상 상품 수도 꾸준히 증가해 6월 현재 240여만 개가 됐다. 지난해 말보다 6개월 새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정무역은 가난한 나라 생산자에게 무역에서 얻은 이윤을 돌려주고, 이들의 자활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롯데홈쇼핑은 올 들어 두 차례 사회적 기업인 ‘페어트레이드코리아(Fair Trade Korea)’와 함께 판매수수료 없는 ‘기부 방송’을 열고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에 판매한 ‘공정무역 초콜릿’은 시작 15분 만에 350세트가 매진됐고, 공정무역의 날(5월 14일) 내놓은 네팔 여성 노동자들의 수공예 인형세트는 오전 2시에 방송됐음에도 400세트가 팔렸다.

 커피업계에도 공정무역 상품 바람이 거세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23일 100% 공정무역 커피 원두로 만들어 출시한 ‘칸타타 베스트 컬렉션’은 출시 20일 만에 10억원어치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착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를 마케팅 전면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CJ푸드빌은 이달 초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썸커피’를 론칭하면서 드립커피를 제외한 모든 커피 음료에 공정무역 커피 원두를 쓰고 있다.

 행텐코리아의 캐주얼 브랜드 H&T는 다음 달 말까지 행사 티셔츠를 사면 구매금액의 5%를 유기동물을 위한 후원금으로 적립하는 ‘킵 펫(Keep Pet) 캠페인’을 벌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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