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사이클링 히트는 놓쳤지만, 최희섭 방망이 후끈 달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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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희섭(오른쪽)이 17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5회 말 안타를 치고 최태원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정시종 기자]


프로야구 KIA가 삼성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KIA는 1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타선이 21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17-1로 크게 이겼다. 3위 KIA는 6연승 행진을 멈춘 2위 삼성을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 KIA 승리의 주역은 4번타자 최희섭(32)이었다. 스코어가 5회에 이미 13-1로 벌어지자 관심은 승패보다 최희섭의 방망이에 쏠렸다. ‘사이클링 히트’ 달성 여부 때문이었다. 최희섭은 이날 1회 3루타에 이어 3회 2루타, 그리고 5회 단타를 날렸다. 대기록까지는 홈런 하나만이 남았다. 사이클링 히트에서 가장 어렵다는 3루타는 이미 때렸다. 2009년 33개, 지난해 21개에 이어 올해도 전날까지 6개의 홈런을 터뜨린 최희섭이었기에 기대를 가져볼 만했다.

  7회 말 타석에 선 최희섭은 삼성 투수 이우선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결과는 2루수 앞 땅볼이었다. 이어 8회 말 2사 2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으나 또다시 이우선에게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날 최희섭의 활약은 4번타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1회 2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카도쿠라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맞는 3루타를 때렸다. 1루주자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이날 경기의 선제 결승타였다.

 최희섭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3회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타자일순으로 다시 돌아온 타석에서 우익수 쪽 적시 2루타를 때렸다. 5회에는 우전 안타 뒤 홈을 밟은 등 이날 5타수 3안타·3타점·4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뒤 최희섭은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동료들이 벤치에서 ‘꼭 홈런을 치라’고 해 욕심을 낸 것이 오히려 기록 달성 실패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KIA 투수 김진우(28)가 근 4년 만에 1군 경기에 출장했다. 팀 훈련 불참 등 불성실한 태도로 2007년 KIA 유니폼을 벗었던 김진우는 올 4월 30일 임의탈퇴가 풀린 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팀이 17-1로 앞선 8회 초 등판한 김진우는 최고 시속 148㎞의 공을 던지며 1이닝 동안 1피안타·2탈삼진·무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선두 SK가 LG에 6-4로 역전승했다. SK는 1-4로 뒤진 9회 초 4명의 타자가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뒤 박정권이 쐐기 적시타를 날려 LG를 5연패에 빠뜨렸다. 4연속 밀어내기 볼넷은 역대 프로야구 최초 기록이다.

 한화는 대전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카림 가르시아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11-8로 이겼다.

광주=신화섭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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