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달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 앞두고 거국적 분위기 띄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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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저우룬파(左), 류더화(右)

중국이 공산당 창당 90주년(7월 1일)을 기념해 제작한 영화 ‘건당위업(建黨偉業)’을 앞세워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이 영화는 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 ‘건국대업’에 이은 중국 공산당 찬양 시리즈 2탄이다. 1911년 신해혁명부터 1921년 공산당 창당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중국 영화 사상 최고액인 8억 위안(약 1345억원)이 투입돼 홍색(紅色) 블록버스터로 불린다. 15일부터 중국 상영에 들어간다.

저우룬파(周潤發), 류더화(劉德華) 등 중화권 대표 배우 107명이 출연한다. ‘색·계’에서 관능적인 연기를 펼친 탕웨이(湯唯)가 캐스팅됐으나 논란 끝에 그녀의 출연 장면이 모두 삭제된 채 방영된다. 탕웨이는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의 ‘첫 여인’으로 알려진 타오이(陶毅) 역을 맡았다가, 마오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할아버지의 명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반발해 출연 장면이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영화당국은 ‘건당위업’의 흥행을 위해 할리우드 대작들의 중국 상영 일정을 7월 말 이후로 늦추도록 조정했다. 공산당 선전부 산하 기관들도 미디어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영화관 체인인 신필름협회의 가오쥔(高軍) 대변인은 “‘건당위업’이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수립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영화는 고증에도 신경 썼다. 현재 공산당 휘장인 ‘톱과 낫’이 아니라 1921년 썼던 ‘도끼와 낫’ 휘장을 썼다. 공농(工農) 연합을 상징한다. 이후 1943년 옌안 정치국 회의에서 도끼 휘장은 공장 노동자를 더 잘 드러내는 철제 톱으로 바뀌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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