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흙 묻히고 놀면 안 돼, 그래도 여자애가...” 6살 지윤이(가명·여아)가 땅바닥에서 놀고 있는 것은 보고 야단치는 지윤이 엄마는 주변에서 알아주는 ‘깔끔쟁이’다. 그러나 사실 처음부터 깔끔쟁이는 아니었다.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에 걸려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가능하면 세균감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주변에서 그렇게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깔끔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만이 세균감염으로부터의 해결책일까? 최근 중앙대학교 의료진의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연구는 2009년, 2010년에 걸쳐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1~2학년 2832명과 중학교 1학년 14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조사결과 초등학생 중 첫째라고 답한 아이의 71.71%, 둘째라고 답한 아이 중 59.85%, 셋째라고 답한 아이 중 38.89%가 아토피피부염 환자였다. 또, 중학생 중 첫째라고 대답한 학생 중 40%, 둘째는 30.45%, 셋째는 18.82%가 아토피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첫째아이들이 아토피에 잘 걸린다는 내용이지만 형제들과 어울리면서 자란 아이가 부모 아래서 귀하게 길러진 아이보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박성배 한의사는 위 연구결과와 관련하여 “지나친 위생과 적은 가족수 등은 면역성숙과정을 늦춰 아토피 피부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과 접촉하고, 놀면서 어울려 지내는 아이들이 건강하다는 사실은 굳이 환경가설이 아니더라도 명확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즉, 다소 지저분한 환경에서 자라면 약한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생겨 아토피 피부염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 흔한 감기를 자주 앓은 아이가 커서 천식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물론 어느 날부터 갑자기 면역력을 키운다고 아이를 지저분하게 키울 수는 없다. 면역력에 취약한 아이라면 약한 바이러스에도 큰 병을 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차라리 면역력을 키우는 치료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약해 아토피피부염에 걸린 아이들의 경우 우선 내부 장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경우 생후 1년 동안은 알레르기 면역이 키워지고, 이후 항바이러스 면역력이 키워지는데, 이 과정이 늦춰지는 원인이 신체 장기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아서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장누수증후군’인데, 손상된 장 점막을 통해 독소와 분자량이 큰 영양소 등이 체내에 유입되는 것을 뜻한다. 물론 원인을 알았다고 해서 치료방법이 모두 같지는 않다. 특히 가정에서의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박성배는 한의사는 이어 “아토피 피부염은 농촌보다 도시에서,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잘생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독한 약이나 연고를 통해서 우리 몸의 면역력을 억제해서 아토피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별로 체내의 환경을 개선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한방치료를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도움말 제공 : 하늘마음 한의원(www.skin8575.com) 정리 : 김진경(jk0402@jcubei.com)
지저분하게 자라야 아토피 피부염 안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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