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의 거장' 조지 윈스턴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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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한 자연의 정취와 이미지를 피아노 선율에 담아낸다"

재즈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51)이 전국 순회콘서트를 갖기 위해 투명한 음색의 피아노 연주곡들을 들고 세번째로 한국 팬들을 찾아왔다. 조지 윈스턴은 사계절의 풍경과 숲, 대초원같은 자연의 정취를 피아노 선율에 담아내는 뉴에이지 음악의 거장.

72년 첫 앨범 〈발라드와 블루스〉를 시작으로 〈여름〉〈가을〉〈겨울에서 봄으로〉, 그리고 그래미상 수상작인 〈숲〉과 최신작 〈대평원〉까지 계절과 자연을 주제로 한 앨범들을 잇따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앨범 〈12월〉이 200만장 이상 판매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그는 오는 24∼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3월 9일까지 전국 11개 도시 순회콘서트를 가질 예정.

공연에 앞서 17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조지 윈스턴은 먼저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방한소감을 밝힌 뒤 "최신작 〈대평원〉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냈던 곳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고향 몬타나 동부의 대평원을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또 〈대평원〉에 민요 '아리랑'을 편곡·수록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 친구가 전화를 통해 처음 들려준 '아리랑'의 멜로디와 노래에 담긴 뜻이 좋았다"며 "이후 한국의 17개 지역에서 불리는 '아리랑'에 대해 2년간 연구한 끝에 한국의 전통과 내 나름대로의 방식을 결합한 연주로 앨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문뜩 떠오르는 영감을 통해 작곡하기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작곡할 지는 미지수"라는 그는 "하지만 한국인과 한국민족, 그리고 한국이라는 국가는 내가 연주하는 방법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화가들이 나름대로 느낀 감정을 화폭에 표현하듯 모든 사람은 자기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그가 피아노와 하모니카 외에 줄 하나를 더한 7줄 기타로 하와이 특유의 주법인 '슬랙키'를 이따금 연주하는 것도 '평범'한 것을 싫어하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주 찾을 계획"이라는 조지 윈스턴은 "앞으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기 보다는 피아노와 하모니카, 기타로 연주하는 지금의 분야를 더욱 연구, 한층 깊이있는 음악으로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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