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유학 시장 역전 …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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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소정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 증가

최근의 유학시장은 뚜렷한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08년에 비해 2009년 초·중·고 조기유학은 33.7% 감소했고 들어오는 외국인 유학생은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묻지 마’ 조기유학의 폐단을 기회 닿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그러나 오히려 이 시점에서 조기유학을 다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조기유학의 급격한 감소 추세가 한국 내 영어 교육의 질적인 변화나 자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무분별한 조기유학의 폐단과 한국 경제의 침체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하나 더 붙여 말하자면 특목고 자사고로 대변되는 한국 교육의 줄 세우기식 입시제도에 조기 유학이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셈법도 한 몫 했을 수 있다. ‘묻지 마’ 유학을 보내던 시절만큼 이나 상대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선 급격한 증가세로 다가오는 한국 내의 외국인 유학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10년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8만3842명으로 2003년 1만2314명에 비해 무려 7배 가까이 성장했다. 중국 등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최근의 추세는 전 세계를 망라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만 보더라도 최근 10년 내에 3배, 1980년 기준으로는 무려 13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객이 아닌 주체로서 열린 시장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냉정하게 말해서 향후 어떤 식으로든 한국에서 얻을 이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에 전투에 사용될 무기 하나를 더 챙기기 위해 오늘도 세계 각국에서 속속 입국장을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을 보며 위상이 커진 국력을 실감하고 안주해도 되는 것일까? 혹시 우리 다음세대에는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라도 될 것이라 믿으며 뿌듯한 상상을 하는 것은 아닌가?

단기 조기유학 장점 많다

이곳 캐나다에 유학 온 세계 각국의 학생들을 보면 어지간한 나라의 언어로 인사는 기본이다. 인터넷을 통한 수많은 개인적 집단적 의사소통의 장이 제공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자국을 떠나와 이질감 속에 모이게 된 그들은 스스로 자각 한다. 가까워진 세계 속에서 언어의 힘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이제 다시 돌아가 우리 유학 특히 조기 유학에 초점을 맞춰보자. 굳이 조기유학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조기유학이 가지는 폐단에 앞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효율성이 의외로 지대하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유학세계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사례를 근거로 보면 중·고등학교 이후의 유학이 언어의 습득과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상당히 효율성이 떨어진다. 앞서 효율성을 언급했지만 비교 대상은 짐작한대로 그보다 훨씬 어린 언어 습득기의 아이들이다. 그들은 논리적으로 분석하거나 목표의식으로 언어를 학습하지 않고 다만 흡수한다.

 그래서 위력적이다. 언어의 본성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과거 철저한 주입식 교육에서 치러야 했던 우리 시대의 학습을 돌이켜보면 그 자명한 결과에 모두 수긍하리라고 본다.

 제도권 교육에서 10여 년 이상을 불철주야 공부한 영어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분명 그 학습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언어는 결코 시험 성적이 목표가 돼 학습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앞서 언급한 언어 습득기라는 것이 그리 길지 않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전문가들 중에 이견도 있지만 사례와 경험으로 보면 초등학교 3~6학년이 가장 능력이 발휘되는 시점이라는데 동의하게 된다.

 더 어리면 언어 발달이 미숙해 효과가 떨어지고 더 나이가 많으면 습득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 시기에만 부합된다면 개인적으로는 1년~1년6개월의 유학생활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장유 T.C.A.C (Total Care Academy & Consulting) 대표

장유 대표 이력

· 명지 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 미군 배속 행정병 복무
· 대만 국립사범대학 언어중심 수료
· (주)한신공영 해외 사업부 근무
· (주)카스 해외 영업부 근무
· T.C.A.C (Total Care Academy & Consulting) 대표
· 한국 예술문화 치유협회 캐나다 지부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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