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홈페이지서 음악사이트로 변신 - Music.com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억하기 쉽고 친근한 도메인 이름을 가진 한 업체의 홈페이지가 일약 인터넷 음악 사이트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뮤직닷컴'' (Music.com)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 업체는 컴퓨터 네트워크용 반도체 칩을 생산하던 MUSIC(Multi-user Specialty Integrated Circuits)사. 몇년 전만 해도 필리핀에 본부를 둔 영국계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이 회사가 도메인을 확보하게 된 것은 지난 1992년. 인터넷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던 시기였지만 뮤직사는 웹사이트가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 회사의 머릿글자를 딴 도메인을 단돈 50달러에 사들였다. 지금으로 보면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이었다.

그러나 웹사이트 개설 후 뜻하지 않은 곤경에 처하게 됐다. 인터넷 음악 사이트를 찾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뮤직사의 사이트에 잘못 들어온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것.

일부는 e-메일과 전화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든지 도메인을 다른 업체에 넘기라'' 는 협박까지 해 왔다. 직원들이 일일이 해명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도메인을 1백만 달러에 사겠다는 제의도 들어왔다. 고민하던 뮤직사는 98년 독립법인을 출범시켜 인터넷 사업에 뛰어 들었다. 물론 콘텐츠는 음악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수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던 뮤직사의 사이트는 크게 성공했다. 출범 1년 만에 시가총액이 3천4백만달러로 불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드림웍스 레코드.시티그룹 같은 거대 회사들이 이 사이트에 링크됐고 유니버설 레코드.워너 뮤직.모타운 등의 음반업계 전문가들이 뮤직사에서 일하길 희망하고 있다.

뮤직사는 음반 판매부터 입장권 예매, 유명 가수들의 온라인 추모 기념관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남미.유럽.아시아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7개국 언어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뮤직사의 CEO인 벨로르과르도는 "전세계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쉽게 알아듣는 두 가지 말이 있다면 그중 하나는 ''파멜라 앤더슨'' 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뮤직'' (Music)일 것" 이라고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