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태양계 막내둥이 명왕성 발견 70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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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은 태양계의 막내둥이인 명왕성이 9번째 행성으로 태양계 가족에 이름을 올린지 70년이 되는 날이다.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 처음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 뒤 달이나 화성처럼 인류의 탐사 손길이 활발하게 미치거나 목성이나 토성처럼 화려한 모습을 갖지 못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또 공전궤도와 구성물질 등 여러가지에서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어 지난해 초에는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명왕성은 이런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태양에서 평균 59억1천350만㎞나 떨어져 있어 아직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신비의 행성''으로 남아있다.

명왕성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 (1906.2.4-1997.1.17)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 24살의 아마추어 천문가로 미 애리조나주 로웰 천문대에서 일하던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가 발견했다.

혜성과 소행성 등이 밤 하늘을 바라보는 아마추어 천문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명왕성 발견은 의도적인 탐색의 결과였다.

당시 로웰천문대에서는 퍼시블 로웰이 1905년부터 해왕성 바깥쪽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행성을 찾는 "행성 X 탐색(Planet X)''을 수행중이었다.

1904년 2월 4일 일리노이주 스트리터에서 태어난 톰보는 아마추어 천문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고등학교 때 직접 만든 렌즈로 천체 망원경을 제작, 천체사진을 촬영해 로웰 천문대에 보냈다.

전문가의 조언이 듣고 싶어 보낸 이 천체사진으로 톰보는 1929년 새로운 행성을 찾는 밤하늘 여행을 시작하게 됐고 전문 천문학자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당시 새 천체망원경을 운영할 아마추어 천문가를 찾던 로웰천문대가 톰보의 천체사진을 보고 그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의한 것이다.

새 행성 탐색방법은 밤 하늘의 사진을 매일 또는 시간대별로 촬영한 뒤 각각을 비교해 항상 정해진 위치에 있는 별 사이에서 행성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톰보는 1930년 2월 18일 한달전(1월 23일과 29일)에 찍은 사진을 비교하던 중두장의 사진에서 위치가 변해 있는 흰점을 발견, 학계에 보고했다.

톰보의 발견은 후속관측을 통해 그해 3월 13일 학계에서 공식으로 인정받았다. 명왕성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 되는 순간이었다.

톰보는 명왕성을 발견한 뒤 천문학 석.박사과정을 공부하며 로웰천문대에서 13년간 관측을 계속해 성단 6개와 혜성 2개, 소행성 수백개, 은하 수십개를 발견했으며 수십년간 뉴멕시코주립대 교수로 재직하며 천문학계에 큰 업적을 남겼다.

명왕성은 어떤 행성인가

명왕성은 한마디로 태양계 행성의 ''이단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9개의 행성 중 가장 늦게 발견됐다. 수성과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은 1600년 이전부터 인류에게 알려져 있었고 천왕성은 1781년, 해왕성은 1846년에 발견됐으나 명왕성은 1930년에서야 발견됐다.

행성에 딸린 위성 중에서도 명왕성보다 먼저 발견된 것이 25개나 된다. 크기도 다른 행성에 비해 매우 작다. 명왕성의 반지름은 1천160㎞. 목성(7만1천492㎞)이나 토성(6만268㎞), 지구(6천378㎞), 금성(6천52㎞) 화성(3천398㎞), 수성(2천439㎞) 등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지구의 달(1천738㎞)과 비교하면 3분의 2, 목성의 달인 가니메데(2천631㎞)나 칼리스토(2천400㎞), 토성의 달인 타이탄(2천575㎞)의 절반도 안된다.

명왕성은 구성물질에서도 태양계 행성들의 규칙성에서 벗어난다.
태양계 행성은 밀도가 큰 지구형 행성과 밀도가 작은 목성형 행성으로 나뉜다.

지구형 행성인 수성은 밀도(단위 g/㎤)가 5.42이며 금성 5.25, 지구 5.15, 화성은 3.94이고 목성형 행성인 목성은 1.33, 토성 0.69, 천왕성 1.29, 해왕성은 1.64이다.

즉 지구형 행성은 밀도가 크고 태양에 가까우며 목성형 행성은 밀도가 크고 태양에서 멀리 있으나 명왕성은 밀도가 2.05이면서 태양계 최외각을 차지하고 있다.

명왕성은 공전궤도의 형태에서도 다른 행성과 큰 차이를 보인다.
공전궤도가 얼만큼 찌그러진 타원형인지 나타내는 이심률(0에 가까울수록 완전한 원형)이 금성(0.2056)을 제외하면 모두 0.0068(금성)-0.0934(화성)로 비교적 원에 가까운 반면 명왕성 공전궤도는 이심률이 0.2488로 심하게 찌그러진 타원형이다.

이 때문에 명왕성은 태양에서 가장 먼 행성이면서도 태양을 한바퀴 회전하는 249년 중 20년간은 안쪽 궤도를 도는 해왕성보다 태양에 가까이 위치한다.

실제로 지날 79년 2월 7일부터 99년 2월 11일까지 태양에서 가장 먼 행성은 명왕성이 아니라 해왕성이었다.

다른 행성과의 이런 차이 때문에 일부 천문학자들은 명왕성이 행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천왕성과 공전궤도가 교차하는 천체''라는 뜻으로 ''트랜스-넵튠 오브젝트1호''로 부르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지난해 초 명왕성을 아홉번째 행성으로 계속 인정한다고 발표, 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이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명왕성이 다른 행성에 비해 아직도 많은 수수께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지구에서의 거리가 너무 멀어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이나 우주탐사선을 통해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다.

명왕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거리는 59억1천350만㎞로 태양-지구 거리의 39.5배나 된다. 이 때문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명왕성과 그 위성인 샤론(Charon)을 탐사할 우주탐사선을 2004년 12월에야 발사할 계획이다.

''명왕성-카이버 익스프레스(Pluto-Kuiper Express)''로 명명된 이 탐사선은 2004년 12월 18일 발사돼 8년간 우주여행을 한 뒤 2012년 12월 24일 명왕성과 샤론 주위에 도착, 탐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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