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서부컨퍼런스, 전반기 총정리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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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로 단축된 시즌을 치뤘던 99년 시즌과는 달리 1999-2000 시즌은 종전처럼 82경기 스케쥴로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올스타 브레익(All-Star Break) 전까지 41경기 이상을 치뤘다. 올스타전 이전의 NBA를 서부컨퍼런스와 동부컨퍼런스 나눠 2회에 걸쳐 정리해보기로 한다. 올스타전 이전을 편의상 전반기로 표현하도록 한다.

서부컨퍼런스

올시즌 전반기는 서고동저 현상이 뚜렷했다. 서부컨퍼런스에 막강 전력팀들이 몰렸던 것.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승률 6할이 넘는 팀이 무려 8팀이나 됐다. 어지간한 성적으로는 플레이오프는 꿈도 못꿀 정도다. 그만큼 하위권팀들이 '재물'이 되어주었다. LA클리퍼스를 비롯한 하위권 팀들의 전력은 동부 컨퍼런스에 비해 수준이 떨어졌다.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퍼시픽 디비전의 초강세였다. 다른 디비전 팀들의 총 패배수가 100패를 넘는데 비해 퍼시픽 디비젼팀들은 클리퍼스와 워리어스를 더 해도 90패가 되지 않았다.

LA레이커스 쇼타임 재현

퍼시픽 디비전 팀중 LA 레이커스부터 먼저 살펴보면 레이커스는
필 잭슨의 '예언'처럼 36연승의 기록도, 시즌 72승도 노릴 수 없게 되었지만 마치 과거 시카고 불스를 보는 듯한 위력을 발휘하며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으로 우뚝 솟았다.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함께 플레이에 익숙해 보였고 수비력은 몰라보게 강화됐다. 지난 시즌에 비해 게임당 평균 실점이 무려 5점이나 줄어 이 부문 리그 전체 4위를 달렸다. 16연승이후 잠시 주춤했던 레이커스는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 무드에 올라있어 후반기에도 '쇼타임'을 연출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계속해서 화두가 되고 있는 글렌 라이스의 트레이드 루머는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이다. 또한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서로가 각자의 역할에 대해 불평하지 않도록 필 잭슨 감독은 자신의 '제자'들을 잘 간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룡 센터' 오닐이 언제까지나 게임당 40여분씩을 뛰어주며 제 몫을 다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레이커스는 한 시라도 빨리 오닐의 부담을 덜어줄 골밑 플레이어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막강 전력의 포틀랜드

전반기는 레이커스의 독주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급부상이 관심을 끌었다. 팀 내 그 어느선수도 이번 시즌 한 경기 최고 득점 기록이 25점을 넘지 않았던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전력을 배가시킨 팀이다.

기존의 스타플레이어에 한동안 스타급 플레이어들에 가려져있던 저메인 오닐과 반지 웰스의 출현은 팀에 큰 보탬이 됐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 마음만 먹으면 한 경기에 30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마이크 던레비 감독이 수비위주의 경기를 강조함에 따라 수비력도 리그 최강급이 됐다. 트레일블레이저스는 게임당 실점 8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에 트레일블레이저스와 레이커스의 선두 경쟁은 최대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밖의 팀들

새크라멘토 킹스의 가드 제이슨 윌리엄스와 포워드 크리스 웨버의 투맨쇼는 포스트 조던 시대에 또 하나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킹스는 오프 시즌중 닉 앤더슨을 데려와 전력 강화와 함께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올스타 웨버는 자유투 성공률을 70%로 크게 끌어올린데다 3점슛 성공률도 빅맨 답지 않게 35%를 기록하면서 무기를 계속 늘려갔다. 올시즌이 끝나고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은 웨버를 오닐의 자유투 강사로 초빙할지도 모른다. 웨버도 한때는 50%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던 선수다.

페니 하더웨이의 영입과 함께 '백코트(Backcourt) 2000'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피닉스 선스는 실망 그 자체였다. 하더웨이는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또 다시 찾아온 부상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잘나가던 샨 매리언과 탐 구글리아타가 부상으로 오랫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선스는 그나마 제이슨 키드와 '50점 사나이' 클리포드 로빈슨이 제몫을 다해줘 6할대 안팍의 승률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샌앤토니오 스퍼스는 챔피언팀 답게 미드웨스트 디비전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만큼의 위력은 없어 보였다. '트윈타워' 팀 던컨과 데이빗 로빈슨이 버팀목이 되어줬지만 샨 엘리엇의 결장은 팀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시즌 초반의 부진을 '하나'로 뭉쳐 헤쳐
갔다.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는 케빈 가넷을 중심으로 얕봐선 안될 팀으로 향상되고 있다.

유타 재즈는 미드웨스트 디비전 2위에 올라 있는데 칼 말론, 제프 호너섹, 잔 스탁튼이 노쇠해 서부컨퍼런스 챔피언에 올랐던 시절만큼 화력을 내지 못했다. 후반기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25승 25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시애틀 수퍼소닉스는 6할대의 승률을 기록하며 최대 이변의 팀이 됐다.

빈 베이커, 게리 페이튼을 중심으로 벤치멤버 버논 맥스웰, 라샤드 루이스, 루벤 패터슨등이 새로운 팀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게리 페이튼에만 의존하려 경향이 강한 것이 흠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밴쿠버 그리즐리스는 어느 정도 부진이 예상되었던 팀. 워리어스는 리그 전체 리바운드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골밑 수비가 너무나 허술해 하위권으로 전락했다. 그리즐리스는 젊은 선수들이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다크호스로 등장했는데 이들이 터론토 랩터스 처럼 되려면 앞으로 1-2년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팀 모두 감독이 시즌중에 경질된 바 있다.

LA 클리퍼스는 라마 오덤과 데릭 앤더슨과 같은 인재가 썩기엔 너무 아까운 구단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클리퍼스는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게 중요하며, 구단주와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올시즌도 '도어 매트'팀에서 탈출하기 어렵게 됐다.

휴스턴 로키츠는 가장 안타까운 팀. 유타 재즈로부터 샌든 앤더슨을 데려왔지만 이렇다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찰스 바클리가 무릎부상으로 올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여기에 팀의 기둥인 하킴 올라주원은 헤르니아 수술로 인해 20여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루키 스티브 프랜시스를 중심으로 팀을 재건하는 상황이라 내년까지는 중하위권에서 멤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데니스 로드맨을 영입해 관심을 끌고 있는 댈러스 매브릭스의 성적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운 수준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이클 핀리가 새로운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외곽슛에 능한 장신 포워드 덕 누비츠키의 등장은 신선함을 더해줬다. 여기에 전반기 막판 로드맨을 영입해 리바운드와 수비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후반기에는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잘하면 지난 시즌 샬럿 호네츠와 같은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

<전반기 서부컨퍼런스 정리>

All West 1st Team

F : 팀 던컨 (샌앤토니오)
F : 케빈 가넷 (미네소타)
C : 샤킬 오닐 (LA 레이커스)
G : 제이슨 키드 (피닉스)
G : 게리 페이튼 (시애틀)

All West 2nd Team

F : 칼 말론 (유타)
F : 크리스 웨버 (쌔크라멘토)
F : 라쉬드 월러스 (포틀랜드)
G : 코비 브라이언트 (LA 레이커스)
G : 잔 스탁튼 (유타)

서부컨퍼런스 MVP 샤킬 오닐 (LA 레이커스)
서부컨퍼런스 MIP 덕 누비츠키 (댈러스)
서부컨퍼런스 식스맨 크리스 게틀링 (덴버)
서부컨퍼런스 최고감독 필 잭슨 (LA 레이커스)
서부컨퍼런스 최고루키 스티브 프랜시스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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