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길라잡이] 유로화 약세 효과 … 독일·프랑스 시장 매력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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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
SC제일은행 투자자문팀 이사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오르내리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자 국내 시장보다 저평가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대표적인 곳이 유로 지역(Euro Zone)이다. 유럽이 영국과 북유럽까지 포함하는 지리적 개념이라면 유로 지역은 프랑스와 독일, 남유럽을 중심으로 단일 통화인 유로를 사용하는 지역이다. 유로 지역에서 해외투자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각되는 곳은 독일과 프랑스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가 재정 위기를 겪으며 해당 지역의 통화인 유로 가치가 급락하자 독일과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봤다.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60%)이 큰 독일의 경우 자동차와 기계, 화학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으로 수출을 크게 늘렸다. 유로 가치 하락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수출은 국내 소비로 이어져 독일 경기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독일 CDAX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1.3배로 과거(1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예상배당률도 3.4%로 시장금리에 비해 매력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도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명품과 자동차, 금융, 군수 업종에서 수출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개선됐다. 주식시장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며 2008년 전고점 대비 상승 여력은 40%가 넘는다.

 유로 지역에 투자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해당 지역의 주요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DWS 독일주식 펀드’는 독일 내에서 운용되는 ‘DWS Deutschland Fund’를 국내 도이치자산운용이 재간접 형태로 운용하는 펀드다. 대형 우량주(블루칩)뿐만 아니라 독일 산업의 근간인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30% 이상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과 프랑스 주식 투자 비중이 큰 펀드는 ‘KB스타 유로인덱스’ 펀드와 ‘슈로더 유로주식’ 펀드다. KB스타 유로인덱스는 유로지역 내 대형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5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다. 슈로더 유로주식펀드는 유로 지역 내 대형주 60개에 투자하는 펀드다. 유로지역 내 고배당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ING 유로배당주식’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로스톡스50지수의 연 배당 수익률이 5%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투자 매력이 큰 편이다.

 남유럽의 재정적자와 경제 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유럽의 구제금융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으로 이들 지역도 경기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내 투자 매력은 충분해 보인다. 신흥국 위주로 편중된 국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감안할 때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긴 하다. 그렇지만 변동성이 큰 탓에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위험 분산 차원에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로지역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최재헌 SC제일은행 투자자문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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