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이후 입시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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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수능모의평가가 끝났다. 사상 유례없이 쉽게 출제된 시험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만점자가 영역별로 1%가 되도록 하겠다는 평가원의 발표가 결코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관심사는 EBS의 연계율이 얼마나 되며 또 어떤 식으로 연계된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년도에 비해 출제의 큰 틀은 변화된 게 없다.

EBS연계율은 지난해 6월 수능모의평가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다만 연계되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전년도에는 EBS에서 지문이 나왔을 뿐이지 실질적인 연계라는 표현을 쓰기가 어려웠다.EBS 방송강의를 시청하고 EBS교재로 학습을 하더라도 실제로는 수능에서 문제를 풀 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문제가 쉬웠기 때문애 EBS로 공부했다면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런 쉬운 수능의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영역별 학습과 입시 준비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언어영역

언어영역은 EBS의 지문을 활용하는 것이 연계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식이다. 이번 수능모의평가에서 EBS연계율이 70%선이 아니라 거의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따라서 EBS 교재에서 다룬 지문들을 충실히 공부해야 하는데, 수험생들은 EBS교재에 있는 문제를 푸는 것을 공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있다. 그러나 문제가 동일하게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지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출제하는 과정에서 착안했던 발상을 동일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러한 발상을 이해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발상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정도의 어려운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비문학 지문의 경우 문제를 푼 다음, 잘 이해되지 않는 지문은 두세 번 정도 읽어서 다시 출제될 경우에 대비하고, 문제는 틀린 문제 정도만 해설지를 참고해 어떤 의도로 출제한 문제인지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올해는 EBS파이널 모의고사가 수능연계 출제 대상에서 제외됐으므로 남은 기간동안 전체 출제 대상 EBS교재를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수리영역

수리영역 역시 언어영역만큼이나 쉽게 출제됐고 EBS와의 연계율도 비슷했다. 수리영역에서는 EBS와 연계하기 위해 숫자를 바꾸거나 동일한 그래프를 활용하는 등 문제에 대한 친숙성을 높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전년도 수능에서처럼, 기존의 문제에서 숫자만 바꾸게 되면 계산 과정이 복잡하게 돼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EBS 문제를 풀어본다고 수능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개념에 대해 분명히 이해를 해야 한다. 쉽게 출제될 것을 감안한다면 모든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보다는, 틀린 문항을 오답노트로 정리해 두는 것이 오하려 낫다. 다만 쉽게 출제될 경우, 한두 문제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검산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외국어영역

외국어 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어느 정도 난이도를 유지했으나 지난 수능에 비해 현저히 쉬워진 것은 사실이다. EBS와의 연계율도 높았다. EBS와의 연계 양상은 언어영역과 유사하게 동일 지문을 이용하고 문제유형을 바꾸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EBS지문을 충실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EBS교재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준비한다는 느낌으로 공부해야 한다.

정시 준비와 수시 준비의 비중

매년 6월 모의수능평가 이후 나타나는 흐름 중 하나는 수시에 올인하는 학생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평가원 시험 성적이 낮게 나오는 경우 절박한 심정으로 수시에 매달리는 학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최저 등급제 적용이나 논술 우선선발의 기준 성적 등을 고려하면 수시는, 사실상 수능 우선 선발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논술에 매달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저 등급을 확보하지 못해 입시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점을 명심하고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논술 준비를 소흘히 해서도 안 된다. 수능 성적에 비해 높은 수준의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시를 노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양재정 강남청솔학원 교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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