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수퍼 판매 유보한 진수희 장관 퇴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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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의사들이 보건복지부의 일반의약품(OTC) 편의점·수퍼마켓 판매 유보와 선택의원제 도입 등에 항의해 진수희 복지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의사들이 정부 정책에 항의해 주무 장관 퇴진을 요구하기는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사들은 장외 집회를 열어 자신들의 요구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의협은 지난 5일 갑작스레 기자회견 계획을 공지한 뒤 간부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과 집행이사들은 5, 6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정부 투쟁 수위를 두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복지부 장관 퇴진 요구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수퍼마켓 판매와 선택의원제 관련 주무 국장이나 과장 문책에서부터 최고 수위의 강경책인 파업까지 각종 대정부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며 “일부에서는 현 정권이 보건의료의 주체인 의사들을 너무 무시한다며 정권 퇴진 투쟁 얘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올 들어 복지부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대책을 논의해왔다. 감기나 고혈압 등의 경증환자가 대학병원에 가지 않고 동네의원에서 진료받고, 대학병원은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게 기능 재정립의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자가 동네의원을 선택해 거기서 계속 진료를 받는 선택의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거기서 진료 받으면 환자 진료비 부담을 줄고 의원은 인센티브 수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 일부 진료과목에 환자가 몰리고,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의사협회는 일반의약품의 수퍼마켓 판매를 줄곧 주장해왔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복지부 업무 보고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뒤 복지부가 편의점 등에서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을 파는 방안을 검토해오다 지난 3일 이 방침을 유보하자 결국 복지부 장관 퇴진 요구까지 나온 것이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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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보건복지부 장관(제48대)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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