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슈퍼스타K‘ 1등 상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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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북한 조선중앙TV 촬영 화면

최근 한국에선 '슈퍼스타K' 열풍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북한에도 이와 유사한 대회가 있다. TV 출연의 기회를 얻고 운이 좋으면 상품까지 얻는다. 전국 근로자 노래경연이다.

1987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생활고를 겪는 주민의 결속을 다지고,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대내 선전용으로 이용됐다. 대북매체 데일리NK가 2일 이 대회의 경연 방식과 출전 자격, 시상품 등을 소개했다.

전국 근로자 노래경연 참가자들은 군ㆍ시ㆍ도 지역예선을 거쳐 평양에서 결승을 치른다. 노동자ㆍ농민ㆍ대학생ㆍ사무원 등이 지원할 수 있다. 단, 사전 서류 심사를 통해 ‘사상 불순범’들은 걸러진다. 전문 예술인도 참가할 수 없다.

예선에서는 해당지역 당위원회 선전부 지도원과 중학교 음악교사 등이 심사를 맡는다. 여기서 도 준결승에 참가할 3~4팀을 선발한다. 이들은 동부(함경남북ㆍ강원), 서부(평안남북ㆍ황해남북), 북부(양강ㆍ자강), 평양 지역 준결승에 오른다.

최종 추려진 20~30팀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 과정에서 종종 ‘뇌물’이 오가기도 한다. 노래 실력에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얼마의 뒷돈을 상납했느냐에 따라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대회 참가곡은 당국이 표어로 내세운 지침에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선군 정치’를 강조할 땐 ‘군 승리 열두 달’ ‘선군 아리랑’ 등이, ‘강성대국 건설’을 강조할 땐 ‘성부흥 아리랑’ ‘사회주의 제일이야’ 등을 불러야 한다.

경연대회 결승전은 보통 김일성ㆍ김정일 생일이나 국가 기념일에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다. 심사위원 5~7명의 점수 합계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등은 TV, 2등은 손풍금, 3등은 기타 등이 상품으로 주어진다.

그런데 2005년 제10차 대회를 끝으로 최근 몇 년간 경연대회를 치렀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병세가 악화된 이후 ‘음악 정치’를 잠시 중단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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