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에너지 절약왕’ 선발에 150만 가구 불꽃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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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50대 1.

 지식경제부가 ‘에너지 절약왕’ 1만 가구를 뽑는 프로그램의 경쟁률이다. 1일 지경부에 따르면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접수한 결과 프로그램 신청자는 모두 150만 가구에 달했다. 가구당 평균 가족수 2.8명을 기준으로 하면 420만 명이 참가하는 셈이다. 지경부는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참가자 350만 명을 뛰어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 인기다.

 인기몰이 비결은 무엇일가. 우선 충분한 인센티브가 꼽힌다. 1등을 차지한 20가구는 500만원의 상금을 받고, 이와 별도로 단지별 경쟁에서 1등으로 뽑힌 단지는 1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상금을 받는 가구만 모두 1만 가구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만만한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유인 효과를 냈다. 프로그램은 신청자의 전년 에너지 사용분과 올해 사용분을 비교해 가장 많이 줄어든 가구를 선발하는 것이다. 지경부는 참가자에게 온라인 고지서를 발부하고 e-메일 등을 통해 절약 방법과 전년 동월 대비 실적 등을 보내줄 예정이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꾸준히 아낀다면 누구나 수상이 가능한 구조다.

 지경부는 이번 프로그램에 26억원을 상금 예산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참가자가 크게 늘면서 예산의 10배가 넘는 300억원 정도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호응이 좋자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이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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