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우리나라 알기’…남·북·동쪽 끝 찍고 G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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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작은 자매의 집 장애 아동들이 재활교사 등과 함께 17일 우리나라 동쪽 끝인 독도를 방문, 표지석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작은 자매의 집 제공]


“자그마한 업적이지만, 중앙 신문(전국 일간지)에 실렸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부심도 갖게 하고, 또한 용기를 불어 넣고 격려해 주고 싶습니다.”

 작은 자매의 집 원장인 서철승 신부는 최근 전자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꼭 기사가 실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전북 익산시 월성동에 있는 작은 자매의 집은 전주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길 위의 신부’로 유명하고 지금은 은퇴한 문정현 신부가 전북 장수군에서 사목하던 1986년 사제관 옆에 문을 열었다. 1988년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장애 아동들을 수용하는 곳이 아닌 ‘가정’이 되어야 한다며 50명을 넘기지 않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현재 50명을 보호 요양하며, 생활훈련을 통해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신체적 기능 회복을 도와주고 있다. 생활재활교사·간호사·물리치료사·조리원 등 직원이 모두 25명이니, 2명마다 1명 꼴로 붙어 돌보는 셈이다.

 문정현 신부의 은퇴에 따라 2008년 1월 작은 자매의 집 원장을 맡은 서 신부는 2009년부터 설립 25주년(2011년) 기념사업으로 ‘우리나라 알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애 아동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우리나라 영토에 대한 개념을 심어 주기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는 5년에 걸쳐 우리나라 남·북·동·서쪽 끝과 중앙을 탐방한다. 먼저 원내에서 학습을 하고, 직접 그 지역을 찾아가 체험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장애우마다 교사나 부모가 한두명씩 붙어 돌봐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올해는 세번째 사업으로 동쪽을 탐방했다. 야외 거동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친구들을 뺀 43명과 교사 등이 지난 7~18일 두 팀으로 나눠 각각 4박5일 일정으로 독도·울릉도를 다녀온 것이다.

 프로젝트 첫 해인 2009년에는 남쪽인 제주도를 여행했다. 대부분의 원생에게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보는 것만도 신나는 경험이었다. 지난해는 최고 북쪽인 북한 온성군이 한 눈에 보이는 두만강과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독립운동 만주 유적지를 돌아봤다.

 내년에는 최고 서쪽인 마안도가 보이는 압록강과 고구려 유적지 기행에 도전한다. 2013년 한반도 중앙인 휴전선 부근을 찾아 국토 분단 현실을 공부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 신부는 “우리나라의 17대 명산과 국립공원 알기 프로젝트에도 도전시키겠다”며 “이를 위해 익산 미륵산 등 가까운 산을 자주 오르며 우리 아이들의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자매의 집 후원 문의: 063-834-3555

이해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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