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들쭉날쭉 여의도 면적, 2.9㎢가 맞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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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여의도의 X배’.

 넓은 땅을 나타낼 때 어김없이 쓰는 표현이다. 단순히 수치만 언급하면 잘 와 닿지 않지만 여의도와 비교하면 쉽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런 여의도의 진짜 면적은 얼마일까.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기준은 8.4㎢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행정구역 전체 면적이다. 여기에는 여의도 주변 한강의 바닥까지 모두 포함된다. 진짜 여의도로 보기 어렵다.

 강 바닥을 뺀 섬 면적만 따지는 것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둔치를 포함하면 4.5㎢다. 그러나 둔치는 비가 오면 강에 잠길 수 있어 하천으로 분류된다. 진짜 강 바닥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1960년대 말 쌓은 윤중로 제방 안쪽만 여의도로 볼 수도 있다. 이 면적은 2.9㎢. 다만 많은 사람이 여의도로 간주하는 주차장과 체육공원은 제외되는 문제가 있다.

 국토해양부는 25일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윤중로 제방 안쪽 여의도의 몇 배’ 식으로 숫자 앞에 기준을 명시하자는 것이다. 국토부 양근우 지적기획과장은 “정부가 특정 기준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혼란은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한국의 국토는 ‘윤중로 제방 안쪽 여의도의 46.7배(13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무장지대(DMZ) 토지등록 사업과 전남 해남의 F1 경기장 부지 매립 영향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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