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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조트 디자인 첨단 경쟁…"이젠 아시아 가자"

미주중앙

입력

18일부터 3일간 라스베이거스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D엑스포 전시관 내부. 작은 사진은 첨단 인테리어가 가미된 가구 전시세트.[닐센 제공]

선진국형 산업인 하스피탈리티(Hospitality) 분야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하스피탈리티는 호텔 리조트 고급주거지의 개발 및 운영을 모두 포함하는 산업 분야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하게 성장해온 이 분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아시아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하스피탈리티 전시회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하스피탈리티 디자인 엑스포(Hospitality Design Expo HD Expo)를 참관해 이 산업의 동향을 살펴봤다.

한국에서도 구리시가 내년 말 HD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해 상설 쇼룸과 전시장을 갖춘 구리월드 디자인센터(GWDC) 개발을 추진하면서 하스피탈리티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라스베이거스 최대 번화가 스트립(strip). 이탈리아 수상의 도시 베네치안을 모방해 만든 베네치안 호텔 내부를 따라가다 보면 ‘샌즈 컨벤션 센터(Sands Convention Center)’가 나온다. 18일은 세계적인 미디어그룹 닐센사의 주최로 ‘HD 엑스포’가 개막되는 날이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하스피탈리티 산업의 업체들이 총출동하는 엑스포인 만큼 2개 층의 전시관은 발디딜 틈 없이 전시 부스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1층은 이미 디자인·개발 분야별로 업계 대가들이 강사로 참가하는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2층ㆍ3층의 전시관 내부는 세련된 실내·외 디자인 제품과 휘황찬란한 조명, 고급스런 카펫, 첨단 소재 등으로 꾸며져 마치 미국의 고급 백화점 노스트롬의 쇼룸을 연상케 했다.

이곳 전시관에는 약 3000여 개의 업체들이 부스를 빌려 자사의 최신 트랜드 제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디지털 샤워 시설부터 액체가 묻지 않는 카펫, 자동 조명 시설 등 첨단 하이엔드 제품이 소개됐다. 이를 위해 전세계 70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디자인 특징을 설명했다. 참가업체는 실내 디자인 회사부터 호텔ㆍ리조트, 구매회사, 개발 회사 등 모두 아우를 만큼 다양했다.

또 호주와 아시아, 유럽, 남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온 해외 참가자들도 800명에 달했다. 이곳을 찾는 바이어의 80%는 실제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자라는 점도 최대 규모 행사에 걸맞는 위상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전시된 각종 디자인 제품들은 6개월 뒤면 모방품이 출시됩니다. 중국 등에서 제품을 똑같이 모방한 디자인에 가격은 훨씬 낮춰 출시하기 때문에 그만큼 빠른 개발 주기가 중요합니다. 전세계 하스피탈리티 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변화를 읽을 수 있는 HD 엑스포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이 행사의 주최사인 ‘닐센 엑스포지션’의 미셸 핀 부사장은 전시관 부스를 돌며 이같이 설명했다. 아무리 미디어라 해도 특별한 태그(special tag)가 있어야 사진 촬영이 허가될 정도로 보안이 엄격하다고 미셸은 설명을 덧붙였다.
이곳 참가업체의 대부분은 세계 최고급 호텔체인 하얏트나 메리엇, 힐튼, 인터컨티넨탈 또는 고급 백화점 노스트롬, 메이시스 등에 납품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다국적 인테리어 개발사인 포르셀라노사 그룹(Porcelanosa Group)은 하스피탈리티 업계의 관심사가 아시아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라며 발빠르게 대처하는 분위기였다.

전시관내 고급스런 인테리어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끈 포르셀라노사 그룹은 1973년 스페인에서 시작했다가 전세계 400곳에 지사를 둔 다국적 인테리어 회사로 성장했다. 메리엇, 인터컨티넨탈 호텔 체인이 주요 고객으로 하이엔드 인테리어 제품과 욕실 용품 등 80여개의 최고급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포르셀라노사 그룹 앤드류 페닝턴 마케팅 디렉터는 “이미 대만과 상하이에는 지사가 설립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하스피탈리티 분야에서 아시아 시장은 점차 매력적인 구매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시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첨단 섬유제조사인 넌택사(Nontax)사도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넌택사의 관계자는 “이 엑스포는 신상품을 통해 우리 브랜드를 알릴 뿐만 아니라 연간 매출액의 상당 부분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미 대만,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있는 만큼 아시아에서 이같은 대형 엑스포가 개최된다면 회사 성장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셸 핀 닐센 엑스포지션 부사장은 “하스피탈리티 시장에 대한 아시아 수요는 이미 충분히 검증되고 있다”며 “전세계 개발 및 디자인 업체들도 아시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내년께 서울 행사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유치위원장 자격으로 참가한 곽상경 고려대 명예교수는 “세계 하스피탈리티 업계는 신성장 동력으로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을 유력한 교두보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그 이유로 “일본은 정부 부채가 한국의 4배에 달해 경제 성장이 탄력을 잃고 있는데다 건축 시장이 아주 경직돼 있다. 또 세계 최대의 제조업체인 중국은 수년간 집없는 서민을 위한 주택 보급이 여전히 주요 과제여서 하스피탈리티 산업의 길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했다.

한편 HD엑스포 개최에 앞서 ‘구리월드디자인센터(GWDC)’ 및 HD엑스포 유치와 관련한 국제자문회의가 열렸으며 박영순 구리시장단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HD엑스포 참관을 통해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디자인 컨퍼런스와 내년 서울 HD엑스포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보탰다.

◇하스피탈리티란

한글로 적절한 번역을 찾기가 어렵다. 직역은 환대ㆍ접대이지만 광의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총칭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휴양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등의 개발과 관련된 모든 업종이 다 망라된다. 예를 들면 호텔ㆍ리조트ㆍ고급주택단지 등의 설계ㆍ개발부터 이에 들어가는 실내외 인테리어ㆍ조명ㆍ카펫 등이 이 분야에 포함된다.

라스베이거스=최상태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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