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예일대 유명 사교클럽 활동 정지…한인 여성이 이끌어냈다

미주중앙

입력

페이스북에 실려 있는 프레스카 안씨의 사진.

뉴욕 출신 한인 여성이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167년 전통의 예일대 남학생 사교클럽 활동 정지를 이끌어냈다.

주인공은 지난해 이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풀브라이트 연구원으로 런던 정경대(LSE)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는 프레스카 안(24)씨.

안씨는 지난해 10월 델타카파엡실런(DKE) 회원들이 ‘그릭 라이프’라는 올드 캠퍼스 신입생 서약행사 도중 여학생 숙소 앞에서 외설적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유튜브를 비롯한 웹사이트에 공개되자 다른 동문·재학생들과 함께 학교 측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학교 측이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자 지난 3월 15일 안씨를 비롯한 동문과 재학생 16명은 교육기관 내 성적 차별을 금지한 연방교육법 제9조를 위반했다며 예일대를 교육부에 고발했다. 안씨는 고발을 주도했으며, 4월 1일자 예일대 신문에 취지를 설명하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곧 공식 조사에 착수했고, 사태 확산에 위기감을 느낀 학교 측은 17일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DEK의 교내 활동을 5년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해마다 여성들을 괴롭히고 두렵게 하는 그들의 전통 의식을 끝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본지 교육 섹션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안씨는 맨해튼 명문 사립여고 브렐리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예일대 재학시절에는 온라인 페미니스트 저널 ‘브로드 레코그니션’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2010년 예일대를 우등으로 졸업하며 랄프 페인 메모리얼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DKE=1844년 예일대에서 처음 창립돼 현재 51개 대학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본부는 미시간주립대 앤아버캠퍼스에 있다. 북미지역 회원만 8만5000여 명에 이르며 예일대를 졸업한 부시 전 대통령 부자를 비롯, 5명의 역대 대통령이 이 클럽 출신이다. 수많은 저명인사를 배출한 이 클럽은 남북전쟁 당시 최초로 사망한 북군 장교와 미-스페인 전쟁에서 처음 전사한 미군 장교를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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