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바보같은 얘기” … ‘MB발언’에 직격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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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7월 4일 열리는 당 지도부 경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의원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책임정치 구현에 부합한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때 지도부 경선에 출마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가 4·27 재·보선 참패 이후 안상수 대표 등과 동반 사퇴했었다. 이후 ‘한나라당 쇄신’을 명분으로 내걸고 초·재선 의원들을 규합해 ‘새로운 한나라’를 출범시켰다.

 이후 ‘새로운 한나라’ 내에선 남경필(4선)·나경원·정두언(이상 재선)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었다. 정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새로운 한나라’의 분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전당대회 후보 자리를 놓고 (우리끼리) 다투다간 ‘새로운 한나라’가 깨질 수 있다고 보고 먼저 물러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른바 ‘소장파’들이 반성과 자기희생 없이 늘 쇄신의 중심에 서려고 한다”는 당내 비판(중앙일보 5월 19일자 10면
)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날 정 의원은 간담회에서 “4·27 재·보선이 참패로 끝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한나라당은 빠르게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감세 철회 등) 야당의 논리에 따라가지 말라”고 한 발언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과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건) 바보 같은 얘기이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우리의 목표가 민주당과 달라지는 것이냐,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다. 그는 “우리가 민주당과 뭐가 다른지 모르게 됐을 때 ‘스윙 보터(부동층 투표자)’들이 표를 주는 것”이라며 “중도개혁과 보수혁신으로 당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 중도개혁은 자율과 경쟁 못지않게 공정과 분배를 중시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그와 함께 최고위원을 지낸 홍준표·나경원 의원이나 김무성 전 원내대표, 원희룡 전 사무총장 등도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정 의원의 불출마는 구 지도부의 발을 묶어버리는 ‘논개 효과’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 일각에선 “정 의원이 같은 진영의 남경필 의원을 돕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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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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