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개통 앞두고 판교 상권 들썩 … “문제는 수익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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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신분당선 개통이 9월로 다가오자 판교신도시의 판교역 주변 중심상업지역에서 상가·오피스텔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황정일 기자]


경기도 성남시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 20만㎡의 중심상업지역은 판교신도시 핵심 상권이다. 한동안 빈 땅이었던 이곳에 요즘 주상복합·오피스텔·상가 등이 잇따라 착공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이 9월로 다가온 데다 판교의 랜드마크 시설로 불리는 알파돔시티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기 덕분이다. 인근 업무시설 밀집지인 테크노밸리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탄력받는 상권 개발=중심상업지역은 판교에 아파트가 입주하기 시작한 2009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상업용지가 분양된 2006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시행사들이 개발을 미뤘기 때문이다. 땅을 비싸게 매입(3.3㎡당 4000만~9000만원)한 데다 시장이 워낙 침체해 개발에 엄두를 못 냈던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주상복합아파트 두 곳이 착공한 데 이어 올 들어 오피스텔 3개 단지와 근린상가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섰다. 대우건설이 판교역 앞에 짓는 주상복합상가가 분양을 시작했고, 효성·KCC건설 등이 오피스텔을 착공했다.

 일대 개발이 본격화하는 데는 지하철 신분당선 영향이 크다. 판교역이 9월 개통하면 판교역에서 서울 강남까지 가는 시간이 10분대로 확 줄어든다. 중심상업지역의 핵심 시설인 알파돔시티(연면적 120만㎡의 주거·업무·상업시설) 개발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 답보 상태를 보이다 최근 현대백화점이 입점(알파돔시티 내 복합쇼핑몰 운영)하기로 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또 중심상업지역 바로 옆 테크노밸리(66만2000㎡ 규모)에서도 입주가 시작됐다. 이곳에는 삼성테크원·파스퇴르연구소·SK케미칼 등 300여 업체가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테크노밸리에는 9만여 명이 근무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주변에 마땅한 상업·주거시설이 없다”며 “이 때문에 중심상업지역을 중심으로 근린상가와 오피스텔이 많이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임대 수익률=현재 판교신도시에는 8만여 명이 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상권이 없다. 중심상업용지 개발이 더뎠던 이유도 있지만 상권을 형성할 만한 상업용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의 상업용지는 전체의 1.43% 정도다. 이는 분당신도시(3.42%)나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3.75%)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심상업지역 개발이 완료되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문제는 투자 수익률이다. 상가의 경우 분양가가 대개 3.3㎡당 평균 6000만원 정도다. 최근 분양을 시작한 한 상가는 서울 강남권과 맞먹는 3.3㎡당 8000만원대에 나왔다.

 오피스텔 역시 서울 송파구 등지와 비슷한 가격에 나와 임대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입지·교통여건이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판교=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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