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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 경시대회는 객관적인 실력 평가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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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수학·과학 경시대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대회 수상기록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없고 특목중·고에서도 입시평가요소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공식 발표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학·과학 경시대회는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기소개서·학업계획서에선 평소 관심분야를 더 깊이 있게 체험하고 학습하는 진로·적성 계발 활동의 한 예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전국 수학·과학 경시대회들을 정리해봤다.

수학 -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대한수학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고권위의 수학경시대회다. 매년 중등부·고등부로 나눠 시험이 실시되며, 고등부 출전자 중 6명에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출전권을 부여한다. 학년·나이에 따른 출전 제한이 없어 상위 부로도 응시할 수 있다. 단, 고등부의 경우 지난해부터 1차 예선대회를 폐지하고 추천서·생활기록부·수상기록 등 서류평가로 본선대회 출전자를 선별한다. 고등부에 출전하려면 평소 수학교과를 최상위권 성적으로 유지하고 다양한 경시대회 수상기록을 보유해야 한다.

 중등부 1차 예선은 정수·조합·해석·기하 부분에서 단답형 20문제(시험시간 4시간)가 출제된다. 2차 본선대회는 각 부분별로 2문제씩, 서술형 8문제를 5시간 동안 치르게 된다. CMS에듀케이션 대치영재센터 김재규 원장은 “고1과정까지의 교과개념을 완벽히 익히고 정수론·조합론 등 대비이론서까지 읽어야 한다”며 “중학생은 2학년까진 대회경험을 쌓고 3학년 때 입상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2차 본선대회는 기본적으로 IMO의 출제경향을 따른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기출 문제까지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수학인증시험·한국수학경시대회(KMC)

 초등 3학년부터 응시할 수 있고 학년별로 대회가 치러진다. 예선(수학인증시험)과 본선(수학경시대회)으로 나뉘며 예선 성적 기준으로 지역별·학년별 상위 15%에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예선은 학년별 30문항(교과수준 20문제/경시문제 10문항/120분)이 단답형으로 출제된다. 본선에선 서술형 영재성 판별 문제 6문항을 풀게 된다. 매 대회마다 시험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대회공지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범위를 ‘교과개념→심화이론→경시대비용 고난도문제→기출문제’ 순으로 집중 학습해야 한다.
 
성균관대 주최 전국 수학 학력경시대회

 수학·영어 학력경시대회가 함께 진행되며 동시에 응시할 수 있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한다. 김 원장은 “KMC·한국과학영재 올림피아드와 함께 전국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는 대회”라며 “전국에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보기에 좋은 시험”이라고 추천했다. 시험은 단답형 주관식 30문항(90분)으로 1단계 전형만으로 종합 평가한다.학년별로 시험이 치러지고 상위 학년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과학 -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천문 올림피아드

 올해부터 생물 올림피아드는 중등부 대회가 폐지됐다. 화학 올림피아드는 한국중학생화학대회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출제 범위나 수준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리 올림피아드도 중등부 대회는 명칭이 변경될 예정이다. 지구과학·천문 올림피아드는 중등부대회에서 각각 중3, 중2·3학년으로 참가학년이 제한된다. 3단계 선발과정 중 1단계 전형에서 입학사정관 평가방식이 도입돼 추천서·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 등 서류평가가 실시된다.

 C&I 중등와이즈만 김형준 과학개발팀장은 “올림피아드 출전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보면과학고·영재학교 입시를 미리 경험해 보는 효과가 있다”며 “수상 여부보단 진로·적성계발 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할 땐 우선 중학교 과정의 교과지식을 확실히 이해한 뒤 고교 Ⅰ·Ⅱ과정으로 넘어가 심화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게 좋다. 화학의 경우 대학과정까지 다루기 때문에 일반화학의 핵심이론까지 학습해둔다. 천문 올림피아드는 2·3차과제물 제출과 지필고사 단계에서 천문학에 필요한 수학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지수·로그와 미·적분 학습을 병행해야 한다.

전국과학전람회

 전국과학전람회는 물리·화학·동물·식물·지구과학·농림수산·산업에너지·환경 등 총 8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참가 분야에 대한 주제를 정하고 팀 형태로 실험·연구 결과물을 제출한다. 연구작품의 논리성·창의력·실험설계능력 등이 주요 평가대상이다. 평소 과학이론에 대한 관심과 이를 실험설계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연구작품의 동기·목적·연구내용·과정·결론·전망 등 연구과정 전반을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류심사와 면담심사 순서로 2단계 평가가 실시된다.

 대회 수상에 따른 특전도 상당하다. 대통령상·국무총리상·장관상 등이 수여되며 수상자는 국제청소년과학창의대전(KISEF) 출전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KISEF는 인텔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 한국예선에 해당되는 대회다. 해외 과학교류행사 체험연수 지원, 특허 출원 시 무료 변리지원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김 팀장은 “평소 관심분야의 과학잡지·신문을 탐독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관련 자료를 충분히 모아둬야 한다”며 “지도교사의 도움을 얻어 실험·연구 방법을 체계적으로 훈련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과학축전

 서울·부산·대구시 등 지방자치기관이 실시한다. 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다양한 체험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후원하는 KSA과학축전이 대표적인 대회다. 매 회 한 가지 주제를가지고 과학적 탐구력, 협동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평가한다. 올해엔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과 에너지’를 다룬다. 이미 올해대회는 예선격인 연구프로젝트 계획서 제출이4월 22일에 마무리됐다. 내년 참가를 고려중인 학생들은 이번 본선대회의 내용과 진행방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대회는 초등 5학년 부터 고교생까지 참가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초·중학생은 국내 분야에, 고등학생은 국제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는 것이다. 외국학생과 교류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8월에 열릴 본선대회에선 연구프로젝트 발표, 과학에세이, 주제탐구 활동, 초청강연, 환경체험활동 등 다양한 체험·토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진설명] 제 19회 성균관대 주최 전국수학학력경시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고사장을 확인 중인 학부모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사진="하늘교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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