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황] 전셋값 오름세 속 일부 매매가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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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의 상당수 지역에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전세 물건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전셋값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보합세를 유지하던 매매 시장도 집주인이 내놓는 값 위주이긴 하지만 조금씩 오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값이 뛰기 전에 아파트를 사려는 발빠른 수요자들과 비싼 전세를 얻느니 아예 집을 사버리자는 발걸음이 늘고 있는 탓이다.

◇ 매매값〓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연초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서울 광진구의 경우 매매값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주로 실수요층이 두터운 20~30평형대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값이 소폭 상승하면서 매매값 주간 변동률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0.69%를 기록했다.

광장동 구의 현대3단지 33평형의 경우 매매값이 지난 주 평균 2억2천5백만원이었으나 이번 주에는 1천5백만원이 뛰어 2억4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구의 현대5단지 29평형도 1억9천5백만원에서 2억5백만원으로 1천만원이 올랐다.

전세가 많이 모라자는 신도시도 매매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당은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중이 지난 12월말 49.9%에서 최근 52.5%로 높아진 가운데 물건을 구하지 못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주간 변동률이 0.51%를 기록했다.

분당동 장안건영 37평형의 경우 2억5천5백만원에서 이번 주 2억7천5백만원으로 2천만원 올랐고 까치신원 38평형도 2억9천만원에서 3억1천만원으로 값이 뛰었다.

산본.평촌 지역도 매매 수요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며 25~35평형대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값이 소폭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도시와는 달리 수도권 매매 시장은 아직은 큰 움직임이 없다. 거래는 대부분 전세에 국한돼 있으며 매매는 조용하다.

그러나 서울 송파.광진구와 인접한 하남시와 구리시는 매매 문의가 증가하면서 호가가 약간 올랐다.

구리시 인창동 주공4단지 20평형대 아파트가 모두 5백만원 정도 올랐으며 하남시 창우동 부영아파트 25평형도 한 주 사이 5백만원이 올랐다.

◇ 전셋값〓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광진.노원.서대문.송파구 등이 강세를 보였고 신도시에서는 분당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분당은 매물이 부족해 물건 하나에 수요자 서너명이 경합을 벌일 정도다.

분당동 샛별동성 48평형은 전셋값이 1억5천만원에서 이번 주 1억8천5백만원으로 3천만원이나 뛰었고 샛별삼부 32평형도 2천5백만원이 올라 1억3천2백50만원에 이르렀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아직은 전셋값 상승분이 매매값에 본격 반영되지 않은 상태지만 전셋값이 지금처럼 계속 오른다면 매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사람은 가격 상승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매입을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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