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경기도 특강서 ‘연대’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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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도청을 찾은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왼쪽)가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사이에 다리가 놓이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19일 김 지사의 특강초청에 응해 경기도청을 방문했다. 정 전 대표는 특강에서 “선친(정주영 회장)은 늘 ‘나는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라고 말씀하셨고, 저도 ‘정치노동자’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김 지사는 노동운동, 나는 큰 회사(현대중공업)에서 고단하지만 화려한 직장생활을 하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지만, 지금 목표는 같다”고 했다. ‘같은 목표’란 “선진국을 만들고 남북통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도 화답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정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땀 흘리면서 나를 직접 도와줬다”는 것이다.

 반면 정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선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그는 “우리 정당들은 보스정치와 계파정치의 와중에 상대방은 악마이고 자신은 선이란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당 조전혁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씨집 하인 아니면 박씨집 종처럼 행동한다’고 했는데 다 (보스·계파정치와) 일맹상통하는 얘기”라고 했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친박근혜계의 요구대로 7월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대권 분리조항(선출직 최고위원의 1년6개월 전 사퇴)이 유지되는 듯한 분위기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정 전 대표는 “ 한나라당이 정당이길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 지사도 “정 전 대표와 같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쳤다.

 정 전 대표는 김 지사와의 연대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김 지사가 (당권이나 대권 도전을) 결단하고, 저도 도움 되는 일이 있다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둘은 1951년생 동갑내기에 서울대 상대 70학번 동기지만 ‘재벌’과 ‘노동운동가’란 출신 배경 때문에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은 “그래서 둘의 제휴는 한나라당 내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연대”라고 주장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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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1951년

[現] 경기도 도지사

19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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