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빙더 파격 환대 … ‘아프간 티켓’ 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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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천빙더 총참모장(左), 멀린 미 합참의장(右)

미국 국방부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천빙더(陳炳德·진병덕) 총참모장 등 중국 인민해방군 대표단을 극진히 환대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철수한 이후 아프간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인민해방군의 파병 등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천 총참모장은 이날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의 집에 초대받았다. 17일에는 포트 마이어 기지에서 천 총참모장을 위한 군 사열식도 계획됐다. 미군은 그동안 인민해방군에 공개하지 않았던 군 기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대표적인 게 최신 항공모함인 조지 H W 부시함 등 5대의 항모와 6대의 순양함, 24대 구축함의 모항이자 미 해군 2함대 사령부가 있는 해군의 대표 기지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다. 또 세계 최대 공군 기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네바다주의 넬리스 공군 기지뿐 아니라 기계화보병사단을 보유한 조지아주 포트 스튜어트, 캘리포니아주의 포트 어윈(미 육군 파병 훈련소) 등을 인민해방군 지휘부에 공개한다.

 지난 1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중 당시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섬멸)-20의 시험 비행을 하는 등 미국을 자극했던 중국의 ‘손님 접대’와는 뚜렷이 구별된다. 이에 대해 홍콩의 분석가들은 ‘극진한 대접에는 청구서가 따르기 마련인데 아프간 파병 문제가 앞으로 미·중 안보협력의 중대 현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홍콩 일간 신보(信報)는 16일 “지난 10일 폐막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양국이 합의한 48개항 가운데 아프간 안보·경제 협력을 규정한 제3항 18조가 천 총참모장 방미 기간 중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보는 “천 총참모장이 만나는 미국 측 고위인사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아프간 파병 또는 아프간 병사 훈련 지원 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2007년 아프간 남동부 아나야크 구리 광산에 35억 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아프간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양국 간 교역과 현지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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